1분기 실적 발표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국내외 증권사들이 올 상장사 실적 전망을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8일 상장사 올 영업이익 증가율을 23.2%로 예상했다.

지난달 추정치보다 5.6%포인트 올린 것이다.

모건스탠리도 올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전망치를 전주 대비 2.2%포인트 상향했다.

1분기 실적 뚜껑을 열어 놓고 보니 적지 않은 기업의 성적표가 기대 이상으로 좋게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되면서 주가 수준(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도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가파른 지수 상승 속도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올 실적 예상보다 좋다

현대증권은 기업 분석 대상인 163개사의 1분기 영업이익이 15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보다 22.4% 증가한 것이다.

올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달 제시한 전망치보다 5.6%포인트 높은 23.2%로 상향 조정했다.

이 증권사 박천식 계량분석팀장은 "정보기술(IT)주 전망은 낮춰졌으나 소재 산업재와 경기 관련 소비재의 실적 개선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미국계 모건스탠리도 국내 상장사들의 올 EPS 증가율(전년 대비)이 종전보다 2.2%포인트 높은 13.8%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엔 13.3%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4월 1분기 실적 발표가 있기 전까지만 해도 2주 연속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불안감을 드러냈었다.

박찬익 모건스탠리 상무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나 기업 실적이 바닥을 찍고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는 원·달러 환율이 930원대에서 안정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덧붙였다.

◆지수 추가 상승 여력 있으나 속도는 문제

박 팀장은 "최근 지수 상승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2개월 연속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나 이익 전망의 상향 조정도 함께 이뤄지고 있어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 분석 대상 종목의 적정주가를 감안할 때 6개월 내에 코스피지수가 최고 1790 수준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증권은 지난달 코스피지수의 3개월 내 고점을 1670선으로 제시했었다.

하지만 그는 "중국의 추가 긴축이나 미국의 부동산 문제가 재차 불거지면서 국제 유동성에 충격을 줄 수 있다"면서 단기적으로는 조정이 올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반면 크레디스위스(CS)증권은 여전히 보수적인 시황관을 견지했다.

윤석 CS증권 조사부 전무는 "2분기에도 기술주나 자동차주의 실적 회복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올 EPS 증가율이 6%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향후 지수는 크게 오르지 못하는 가운데 은행 및 소비 관련주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