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9.8야드.김미현(30·KTF)이 올해 미국LPGA투어에서 기록 중인 드라이버샷 평균거리다.

지난주 우승한 셈그룹챔피언십에서는 평균 231.7야드 날렸다.

김미현의 드라이버샷 거리는 투어 최장타자인 카린 쇼딘보다 40야드가량 뒤진다.

투어 정상급 선수들인 로레나 오초아보다는 30야드,동료선수인 박세리보다는 약 20야드 짧다.

그런데도 김미현은 한국선수들이 목말라하던 시즌 첫승을 이뤄냈다.

셈그룹챔피언십 연장전에서 드라이버샷을 줄리 잉스터보다 짧게 날리고도 파를 잡아,보기에 그친 잉스터를 제친 것은 김미현 플레이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김미현은 우승 후 "잉스터를 제압하려 하지 않고 '나만의 길'을 걷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안 되는 거리'를 따라잡으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자신이 잘하는 부문에서 보충한다고 생각한 것.물론 그것은 퍼트를 비롯한 쇼트게임이다.

아마추어 골퍼들의 친선라운드에서도 동반자 3명이 장타자인 경우가 있다.

3명은 230∼250야드를 보내는데 자신은 기껏해야 210야드에 그치는 것.그럴 경우 장타에 현혹되거나 자존심 때문에 힘이 들어가면 게임은 더 안 풀리게 마련이다.

김미현처럼 거리는 평소만큼만 내고 자신만의 '주무기'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연장전 후 잉스터가 말했듯이,'아드레날린'(동반자보다 볼을 멀리 날린 뒤 일종의 자기 만족에 빠지는 일)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