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137야드.미국PGA투어 대회코스 중 이보다 짧은 홀은 찾기 어렵다.

쇼트아이언이나 웨지샷 거리인 데도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이 홀에서 쩔쩔맨다.

10일 밤(한국시간) 미PGA투어 '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열리는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TPC 17번홀이 바로 그곳이다.

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은 총상금 800만달러,우승상금 144만달러로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린다.

올해도 세계랭킹 50위 내 선수 중 48명을 포함,144명의 정상급 선수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올해는 코스를 완전히 바꿨고,마스터스 2주 전에 열리던 일정을 5월로 늦춘 것이 특징이다.

누가 우승컵의 주인공이 되느냐와 함께 17번홀의 '희비',우즈의 연승 여부 등이 관전포인트다.

◆17번홀 '희비'의 주인공은

소그래스TPC의 상징홀이자 설계가 피트 다이의 혼이 깃든 이 홀은 사방이 워터해저드로 된 '아일랜드 그린'이다.

그린 폭이 넓지 않은데다 바람이 수시로 분다.

선수들이 친 볼은 조금이라도 짧거나 길면 물속으로 들어가버린다.

그래서 어떤 이는 이 홀을 오거스타내셔널GC 12번홀에 비견한다.

더욱 지난해 가을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했다.

그린 앞 왼편을 넓히기도 했지만,'3f'(firm,fast,finical-단단하고 빠르며 까다롭게)라는 수식어에서 보듯 난도를 더 높였다.

이 홀은 그동안 많은 구경거리를 제공했다.

프레드 커플스는 1999년 첫 티샷이 물에 빠진 뒤 두 번째 티샷을 홀속에 집어넣었다.

이른바 '홀인원 파'로 유명하다.

봅 트웨이는 2005년 3라운드에서 볼을 네 개나 물에 빠뜨린 끝에 9온3퍼트로 12타를 기록했다.

지난해 필 미켈슨은 첫날 더블보기(5타)를 기록했다.

그런가하면 한 아마추어는 이 홀에서 27차례나 볼을 물에 빠뜨리며 66타를 치기도 했다.

이 코스에서 탄생한 역대 25명의 챔피언 가운데 최종일 이 홀에서 보기를 한 선수는 2명에 불과하다.

이 홀을 잘 넘기지 않으면 우승컵도 멀어진다는 뜻이다.

지난해 챔피언 스티븐 에임스는 이 홀 전략에 대해 "무슨 전략이 있겠는가.

일단 그린 정중앙을 노려 볼을 그린에 떨군 뒤 2퍼트로 마무리하는 것이 최선이다"고 말한다.

◆우즈,2주 연속 우승할까

우즈는 지금까지 메이저대회 12승을 기록 중이다.

마스터스 4회,US오픈 2회,그리고 브리티시오픈과 USPGA 각 3승이다.

그런 우즈이지만 이 대회에서는 2001년 단 한 번 우승밖에 없다.

'상대적 빈곤'이다.

우즈는 그 때문인지,큰 대회 직전대회는 불참하는 전례를 깨고 지난주 와코비아챔피언십에 출전했고 우승컵을 안았다.

올 들어 승률 50%인 우즈의 상승세가 플레이어스챔피언십 2승으로 이어질지 관심거리다.

◆최경주 '시즌상금 100만달러' 돌파할까

2000년 투어에 데뷔한 최경주는 2002∼2006년 매시즌 상금 100만달러를 돌파하며 정상급 선수로 자리잡았다.

올해도 8일 현재 95만3729달러로 상금랭킹 36위다.

이 대회에서 33위 안에 들면 100만달러를 돌파하게 된다.

앤서니 김(22·나이키골프)은 출전하나 위창수(35·테일러메이드)는 대기자 명단에 이름이 보인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