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최근 서울 회현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12층에 문을 연 '투체어스 신세계 PB센터'.지점장을 포함해 총 4명의 직원 모두 여성으로 구성된 소위 '아마조네스 점포'다.

백화점 우수고객 등을 대상으로 여성에게 특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심(女心)을 여성으로 잡겠다는 포석이다.

은행 영업점이 진화하면서 '이색 점포'들이 등장하고 있다.

영업 전쟁이 치열해지면서 돈이 되는 곳이라면 장소를 불문하고 지점들이 진출하는 양상이다.

호텔이나 편의점 마트 등에 입주하는 것은 물론 군부대에까지 침투하고 있다.

은행 안에 카페와 화랑이 들어오고 파우더 룸을 설치한 '레이디(lady) 전용 점포'가 등장했다.

진기록을 가진 은행권의 '별난 점포'들을 소개한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 점포는 우리은행의 인천지점이다.

구한말인 1899년 5월10일 개설된 우리나라 은행 역사상 최초의 영업점으로 108년 역사를 자랑한다.

최고(最古) 점포가 우리은행 인천지점이라면 최고(最高) 점포는 강원도 태백시에 위치한 지점들이다.

이곳에는 농협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이 지점을 두고 있다.

해발 714m에 위치해 있어 '하늘 아래 첫 지점'으로 통한다.

하지만 태백시 자체가 해발 700m에 가까운 고원지대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그리 높게 느껴지지 않는다.

가장 높은 체감 고도를 자랑하는 곳은 외환은행의 63빌딩지점.서울 여의도 랜드마크인 63빌딩의 40층에 입주한 대표적 '스카이 지점'이다.

63빌딩의 높이가 해발 265m인 것을 감안하면 태백지점에 밀리지만 직원들이 체감하는 높이는 국내 최고일 것이다.

가장 외딴 점포로는 농협의 소록도 지점이 꼽힌다.

전라남도 고흥반도 남쪽 끝에서 뱃길로 5분 거리에 위치한 소록도 내의 유일한 금융기관으로 단 한 명의 여직원이 근무하는 '1인 점포'다.

출납을 위해선 직원이 매일 배를 타고 나와야 할 정도다.

가장 더운 점포로 알려진 곳도 있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에 입주해 있는 외환은행 한전지점이다.

국내 전력 생산을 담당하는 한전 소유의 건물이지만 정부의 실내 권장 온도(여름:26~28도,겨울:18~20도)를 철저하게 준수하는 탓에 여름에는 더위,겨울에는 추위에 시달린다고 한다.

가계경제의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여성 고객을 잡기 위한 '여성 전용 점포'도 선보이고 있다.

하나은행이 부티크 미용실 웨딩숍 갤러리 등이 밀집한 서울 청담동 거리에 문을 연 PB전문점인 '청담애비뉴지점'에는 키친 미니바와 파우더 룸 등 여성만을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지점장을 포함해 직원 7명 중 6명이 여성이며 남성 차장이 청일점으로 끼어 일하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은행 영업 환경이 바뀌면서 영업점도 과거의 천편일률적인 창구 풍경에서 벗어나 해당 영업권의 입지나 고객 특성을 고려한 차별화된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