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음악에 밀려 음반시장이 갈수록 위축되는 가운데 유독 클래식 음반만 지난해보다 매출이 증가해 주목받고 있다.

음반업계는 올 4월까지 전체 음반 시장은 지난해보다 10% 정도 줄어든데 반해 클래식 음반 매출은 지난해보다 5% 안팎 늘어난 것으로 추산한다.

이런 추세를 유지한다면 클래식 음반 시장 규모는 올해 173억원(전체 음반 시장 9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온라인에서 클래식 음원이 절대 부족한 탓에 클래식 애호가들은 여전히 CD를 구입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국적으로 클래식을 들을 수 있는 공연장 수가 증가한 데다 음반회사들이 클래식 음반 시장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저가 음반을 내놓고 있는 것도 매출 증가에 한 몫하고 있다.

◆클래식에선 아날로그가 강세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은 디지털 음악 시장이 해마다 8% 내외로 성장해 올해 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클래식 부문 매출은 거의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메이저 음반업체인 EMI와 소니BMG는 2003년부터 한국 디지털 음악시장에 진출했지만 클래식에서는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클래식 음악은 같은 곡이라도 연주자가 다양해 온라인에서 원하는 메뉴를 찾기 힘든 데다,연주 시간도 길어 다운로드받기가 번거롭기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한다.

반면 클래식 음반시장에서는 나름대로 실적이 괜찮다.

EMI와 소니BMG는 올 들어 베토벤,슈베르트,모차르트 등 잘 알려진 고전 음악가들의 곡만 모은 저가 음반을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EMI는 음반 50장 한 세트를 8만원 내외에 내놔 4월까지 총 1만500세트를 팔았다.

소니BMG도 지난 4일 60장짜리 음반세트를 7만원대에 출시해 벌써 5000세트나 판매했다.

◆공연장 증가로 클래식 팬 늘어

공연장이 늘어난 것도 클래식 음반시장 확대에 도움이 되고 있다.

공연장은 대부분 공공 자금으로 운영되다보니 팝이나 가요보다는 클래식 공연을 많이 기획하고 있어서다.

2006년 12월 말 현재 문화관광부에 등록된 전국의 공연장은 558개로 2005년 12월 말보다 53개나 늘었다.

이 중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는 공연장 수는 70% 가까이 된다.

극장 안 클래식 공연 일수와 관객도 증가했다.

서울 세종문화회관의 클래식 공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21%(69일)에서 2007년 27%(90일)로 늘었다.

서울 충무아트홀에서도 8일까지 클래식 공연 유료 관객 수는 3000여명으로 지난해 1500여명보다 두 배나 증가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