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최근 야스쿠니 신사에 '내각 총리대신'명의의 화분을 공물(供物)로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지난달 21~23일 열린 야스쿠니신사 춘계대제 때 5만엔(약 40만원) 상당의 비쭈기나무 화분을 개인 돈으로 사 보냈다.

현직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보낸 것은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 이래 20년 만의 일이다.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반대로 참배는 못하지만 신사 측에 일정한 배려를 표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일은 아베 총리가 지난달 말 미국 방문을 전후해 2차대전 당시의 위안부 피해자와 관련해 했던 사과성 발언의 진실성을 의심케 하는 것이란 지적이 일고 있다.

아베 총리는 야스쿠니신사 춘계대제 직전인 4월20일 참배 여부에 대한 기자단의 질문에 "나라를 위해 싸운 분들의 명복을 빌고 우러러 존경하는 마음은 계속 갖고 가고 싶다"고 강조했었다.

정부는 외교부 당국자 논평을 통해 "침략 전쟁을 미화하고 전쟁 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아베 총리가 공물을 보낸 것은 역내 평화와 안정의 근간이 되는 올바른 역사인식 정립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도쿄=차병석 특파원/정지영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