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종도 스카이72CC 바다코스(54홀)에서 이달부터 시작된 '야간 라운드'가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다.

평일 라운드는 꿈도 꾸지 못하던 직장인들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밤 늦도록 '골프 삼매경'에 빠지고 있는 것.

야간 라운드가 가능한 곳은 바다코스 가운데 링크스 코스(18홀)와 레이크 코스(9홀).

링크스 코스는 오후 4시가 첫 팀이고 오후 7시30분이 마지막 팀이다.

평균 5시간가량 걸린다고 볼 때 마지막 팀은 다음날 0시30분께 라운드를 마치게 된다.

야간에는 팀 수를 적게 받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라운드를 마쳐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낄 이유가 없다.

그래서인지 초보자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캐디들도 야간에는 초보자들이 자주 온다는 것을 알고 별로 재촉하지 않는다.

한 캐디는 "앞팀과의 진행속도만 웬만큼 맞춰주면 서두르지 않는다"며 "머리 얹으러 오기에 딱 좋다"고 했다.

조명은 대낮처럼 환해 별 문제가 없었다.

지형상 낮에는 바닷바람이 세게 불지만 밤에는 오히려 바람이 잦아든다고 한다.

밤 10시가 넘으니까 바람은 물론 비행기 소음도 거의 없어 고요하기까지 하다.

조명이 해저드를 비추고 있는 모습은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듯하다.

"재미있네""칠만하네" 하는 반응이 들려왔다.

추울 것으로 생각하고 옷을 껴입고 왔던 사람들은 땀을 닦아낸다.

아예 반팔을 입고 치는 골퍼도 보인다.

그러나 밤 12시쯤 라운드가 끝나갈 무렵 기온이 뚝 떨어진다.

재킷을 준비했다가 입는 게 좋다.

그린은 낮보다 물기가 많다.

'새벽 골프'를 할 때는 시간이 흐를수록 물기가 마르지만 밤에는 물기가 더 많아진다.

볼 닦는 개인용 수건을 갖고 다니는 것이 유리하다.

야간에는 그린 라인에 신경 쓰기보다 거리를 맞추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

덜 구르므로 강하게 치는 퍼팅이 효과적이다.

다만 그림자가 거슬린다는 반응이 많았다.

샷을 할 때나 퍼팅할 때 긴 그림자가 신경 쓰이는 것.안경을 썼거나 눈이 좋지 않는 사람들은 거리감각이 떨어지고 초점이 잘 안 맞는다고 호소한다.

밤이 깊어갈수록 나른해지거나 졸음이 밀려오기도 한다.

내기를 하는 골퍼들은 '졸면 죽는다'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그린피는 주간보다 약간 싸다.

예약은 평일의 경우 2주 전 월요일,주말은 2주 전 화요일에 받는다.

가장 인기있는 시간대는 오후 6∼7시.

야간 단체 부킹도 된다.

6월부터 12월까지 월 1회 단체명으로 평일 예약이 가능하다.

접수마감은 오는 18일까지다.

회식 대신 '심야 라운드'를 하는 경우도 꽤 있다고 한다.

보통 골프장들이 단체 부킹을 해주면서 일정액 이상의 '객단가'를 맞춰달라고 하지만 야간에는 그런 요구가 없는 것도 장점이다.

라운드 후 샤워를 할 수 있으나 식사는 불가능하다.

월∼목요일에는 2인 플레이도 가능하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