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컨벤션산업이 지역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21세기 유망산업인 전시컨벤션산업에 눈을 돌려 앞다퉈 센터건립과 확장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비슷한 행사를 통합하거나 대형화·국제화하고 지역특화 산업전을 무기로 내세우면서 경쟁력 확보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지역산업 활성화와 도시 브랜드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치열한 생존과 성장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강해상 동서대 교수(이벤트컨벤션전공)는 "컨벤션산업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권역별로 거점 전시장을 만들어 서로 협력하면서 지역특화산업을 한 단계 높이는 동시에 투자와 인적역량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치열한 경쟁시대 돌입

전시컨벤션센터는 현재 전국적으로 10곳이나 된다.

서울 COEX, aT Center(농업무역센터), SETEC과 경기도 고양시 KINTEX 등 수도권에 4곳, BEXCO(부산),EXCO(대구), CECO(창원) 등 영남권 3곳에다 광주 KDJ(김대중컨벤션센터), 대전 KOTREX, ICC JEJU(제주) 등 전라권 충청권 제주권에 각각 1곳이 있다.

올해와 내년에 대전컨벤션센터(17만㎡)와 인천컨벤션센터(송도 컨벤시아·10만㎡)도 들어선다.

이 밖에 신규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곳도 3~4곳이다.

부산 진해경제자유구역청이 부산 강서구 명지지구 내에 2011년까지 50층 규모로 호텔 및 컨벤션센터를 지을 계획이다.

울산과 전북 군산,경북 경주지역 등도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을 표방하며 정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기존 전시장들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시설확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BEXCO는 부산 해운대 시네파크 부지에 2014년까지 제2벡스코(1만5000㎥)를, EXCO는 2011년까지 전시장과 컨벤션홀 1만6000㎡를 준비하고 있다.

CECO도 2008년을 목표로 국제회의장 등 회의 시설을 1만5000㎡ 규모로 확장하고 있다.

고양 KINTEX도 2010년까지 현재와 비슷한 규모(6만1000㎡)의 제2전시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조재완 부산시 관광진흥연구위원은 "경쟁에서 이기려면 '대형화 집중화 차별화'가 필요하다"면서 "3∼4년이 지나면 전시컨벤션 업체 간의 활동에 따라 옥석이 가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행사통합과 특화산업 강화,국제화만이 살 길

BEXCO는 행사통합으로 살 길을 모색하고 있다.

우선 △국제공장자동화기기전 △국제기계기술전 △국제금형산업전 △국제용접공구산업전 △국제환경산업전 △국제부품·소재산업전 등 기계관련 6개 분야의 전시회를 부산국제기계대전으로 통합했다.

△국제해양방위산업전 △국제항만·물류 및 해양환경 산업전 △국제 조선기자재 및 해양장비전 등 3개 전시회도 마린위크전으로 연다.

△부산국제신발피혁전시회 △부산국제섬유패션전시회 △프레타포르테 패션쇼 등 3개 행사도 부산국제신발섬유패션전시회로 묶었다.

EXCO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대구국제자동화기기전과 대구국제부품소재산업전을 통합 개최한 데 이어 모바일누리엑스포와 인쇄회로기자재전을 합쳤고 식품산업전과 음식박람회도 함께 열고 있다.

EXCO 관계자는 "행사를 묶어 시행해 보니 인지도와 경쟁력이 국제적인 수준으로 크게 향상되고 산업 간 연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EXCO는 이 외에도 특화산업 전시회 강화와 국제회의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제섬유박람회 국제섬유기계전 국제소방안전엑스포 등을 대구의 대표 브랜드 전시회로 삼고 있다.

2010년 세계소방관경기대회와 2013년 세계에너지총회 한국대표도시 선정, 2013년 세계식물병리학회 한국후보도시로 선정돼 최종 개최지 경쟁을 펼치고 있다.

국내 최대규모의 전시장을 갖춘 KINTEX는 대형화와 국제화를 내세워 산업전문전시장으로 면모를 높이고 있다.

국내 '빅7'전시회인 서울모터쇼 한국전자전 한국기계전 한국공작기계대전 국제식품전 G스타 경향하우징 페어 등을 모두 성공적으로 개최해 산업전문전시장으로 면모를 갖추고 있다.

해외전시장과도 협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프랑크푸르트(독일)와 시넥스(싱가포르) CIED(베이징) 등의 전시장과 전략적 제휴를 실시, 글로벌 역량을 넓히고 있는 것.

김대중컨벤션센터도 올해를 도약의 해로 설정했다.

화훼와 관광 등 광주 및 전남의 육성산업과 연계한 자체 기획전시회를 확대하고 국제문화창의산업전과 실버박람회 등 2010년까지 10개의 전시회를 정착시키는 등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가동률 제고로 흑자 실현이 과제


이 같은 지자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실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코엑스와 벡스코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전시장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인데다 가동률이 50%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전시장도 여러 곳 있기 때문이다.

코엑스와 엑스코를 제외하곤 국제전시연합(UFI) 인증을 받은 전시회를 개최한 실적도 없는 상태다.

김인식 KINTEX 사장은 "인력과 시설 서비스 시스템은 물론 개최 전시회들이 국제표준에 부합하도록 노력하고 국제인증을 획득 신뢰도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현/김인완/신경원/최성국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