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인스트루먼트,300㎜ 웨이퍼用 열처리기 국산화

넥스트인스트루먼트(대표 허대영)는 일본업체들이 독점하고 있는 반도체 생산라인의 핵심인 디퓨전 방식의 퍼니스(웨이퍼 증착용 열처리 장비)를 국산화했다고 9일 밝혔다. 이 회사는 이달 중 양산체제를 완비하고 6월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가 국내는 물론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대만 등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번에 개발한 디퓨전 방식의 퍼니스는 한번에 300㎜ 웨이퍼 100장을 고밀도로 증착할 수 있는 장비로 국내에는 일본의 도쿄일렉트론과 히타치국제전기 두 업체가 독점 공급하고 있다.

허 대표는 "반도체 1개 라인에 200∼500대가 설치되는 퍼니스의 연간 국내시장 규모는 4000억∼5000억원에 이른다"며 "공급가를 기존 대비 10∼15% 낮추기로 하자 국내외 반도체 업체로부터 구매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장비는 특히 국내 기술 보유회사의 부도로 사장될 뻔한 기술을 되살렸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1999년 창업해 200㎜ 웨이퍼용 퍼니스를 국산화했던 윈테크가 일본 벽을 넘기 위해 300㎜ 웨이퍼용 퍼니스 개발에 착수했다가 자금압박으로 부도가 나면서 상용화가 어려웠던 것.

하지만 넥스트인스트루먼트는 작년 말 이 회사를 인수,연구개발(R&D) 인력을 확충하며 4개월 동안 개발에 매달려 이번에 300㎜ 웨이퍼용 퍼니스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회사는 우선 내달부터 고도 증착이 요구되지 않는 저기술급 퍼니스를 생산하고 연말께부터는 고난도 증착 기술을 필요로하는 고기술급 퍼니스를 만들 계획이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