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교향악단 초청 연주회 열어

'가족의 행복은 직장의 경쟁력.'

자칫 업무에 휘둘리다 보면 쉽사리 외면하게 되는 것이 가족이다.

실적이 중요한 회사 입장에서야 직원들이 업무에만 전념해주는 것이 반가운 일일 터다.

그러던 한전이 생각을 바꿨다.

'가족이 없으면 직장도 없다'는 쪽으로다.

그래서 만든 것이 '최고 아빠 만들기' 수업. 한전의 중앙교육원을 통해 연간 120명의 부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이 수업은 잊었던 부부사랑을 되찾게 해주는 게 목표. 서로의 입장을 바꿔 생각하고 상대를 이해해 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

무심하기 짝이 없던 부부의 정(情)을 되돌아 보게 해주는 '최고 아빠 만들기'수업은 직원들 사이에서 인기 1위 코스로 자리잡았다.

뿐만 아니다.

한전은 '예비 아빠'를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고심 끝에 마련한 것이 바로 '예식장 지원 서비스'. 한전은 아예 주말 동안 본사와 주요 사업소 대강당을 예식장으로 내놓았다.

특히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본사 사옥은 경쟁이 치열하다.

교통이 편리한 데다 넓은 주차장이 구비돼 있고 주변 경관까지 좋아 예식장 예약을 하려면 수개월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전은 가족의 달 5월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은 직원들과 지역 주민들 모두에게 열려 있어 사회공헌 사업으로도 자리잡고 있다.

최근 진행된 문화체험 사업의 하나는 뮤지컬 '라이언킹' 관람. 한전 문화홍보실은 지난달 24일부터 5월4일까지 직원가족 150명을 초청했다.

한전은 직원들 외에도 서울·경기지역 39개 보육시설에 속한 어린이들과 부모 1300여명을 불렀다.

공연에서 이들과 자리를 함께 한 직원 가족들이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을 넓혀 자발적인 사회봉사 필요성을 느끼게 해주자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한발 더 나아가 한전은 적극적인 문화생활 장려를 위해 아예 코리아심포니 오케스트라 교향악단과 사업 제휴를 맺기도 했다.

주요 음악회가 서울에만 한정돼 있어 전국에 있는 직원가족을 배려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전은 매년 20차례에 걸쳐 전국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수준 높은'연주회를 들려줄 계획이다.

한전이 기획하고 있는 '희망 사랑 나눔 음악회'는 직원가족을 비롯해 지역 주민과 소외이웃들에게 제공된다.

1999년부터 시작돼 8년째 진행되고 있는 '철쭉제'는 한전의 가장 오래된 가족프로그램이다.

매년 어린이 날에 한해 열리는 '철쭉제'는 직원가족과 교직원 가족을 대상으로 열린다.

340여명의 직원과 교직원 가족이 참여한 올 철쭉제는 어린이 백일장과 그림그리기 대회, 철쭉을 배경으로 한 가족 사진 촬영, 율동 따라하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채워져 가족들간의 우의를 다지는 계기다 되기도 했다.

이 밖에 한전은 해마다 찾아오는 '어린이 날'에 맞춰 미아방지를 위한 이름표 달아주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는 전국 119개 사업소와 1360명의 봉사단원이 어린이들에게 이름표 25만개를 달아줬다.

미아방지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뤄진 이번 행사에는 실종아동들의 사진이 실린 티슈 19만개가 놀이공원과 행사장에 놓여졌다.

작지만 보람된 성과도 있었다.

지난 5일 한전의 연천지점 직원들은 지역 문화축제인 연천 구석기 축제현장에서 어린이 이름표 달아주기 행사를 진행하다 엄마를 잃어버린 6살짜리 여자아이를 따뜻한 가족의 품으로 데려다주는 일을 하기도 했다.

문화체험에 이어 한전은 '전기요금'에도 가족과 이웃을 배려하기로 했다.

한전은 올해 4월부터 5인 이상의 대가족과 자녀가 3인 이상인 경우 전기요금을 할인해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밖에 사회공헌 활동의 하나로 전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되는 '빛 한줄기 나눔 기금'을 마련, 어려운 가정에 전기요금을 무상으로 지원해 주고 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