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길 사장 "새 항공기 5대 추가… 국제선 취항 앞당길 것"

제주항공이 국내 대기업 및 해외 저가 항공사를 주주로 끌어들여 덩치를 키우는 작업에 본격 나선다.

또 '국제선을 띄우기 위해선 3년가량 국내선 운항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건설교통부의 방침에 반발,소송 등 여러 가지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

주상길 제주항공 사장(사진)은 9일 서울 공항동 지사에서 기자와 만나 "2008~2009년 중 새 항공기 5대가량을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라며 "항공기 한 대를 사는 데 200억~500억원 정도 소요되는 만큼 은행 차입 외에 증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사장은 "현재 몇몇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지분 참여 의사를 밝혀 온 상태"라며 "그러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협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5대 그룹사 가운데 상당수가 지분 참여 가능성을 타진해 왔다"고 말했다.

현재 제주항공 지분은 애경이 63.5%를 보유하고 있으며 산업은행과 제주도가 각각 12.5%씩 갖고 있다.

나머지 11.5%는 일반 주주들이 소유하고 있다.

제주항공에 지분 참여 의사를 타진한 대기업들은 애경의 경영권을 인정하는 범위 내에서 지분을 확보한 뒤 제주항공에 임직원들의 출장 수요 등을 몰아주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제주항공은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시장 점유율을 상당 부분 끌어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제주항공은 이와 별도로 유럽 및 동남아시아 지역의 LCC(Low Cost Carrier·저가 항공사)와 자본 및 기술 제휴를 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해외 선진 저가 항공사와의 제휴를 통해 운영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서다.

주 사장은 제주항공의 국제선 취항에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건교부가 국제선 취항 조건으로 내건 '3년 이상 국내선 운항 경험'은 법률적 근거가 없는 만큼 소송을 해서라도 국제선을 띄우는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그는 "제주항공은 설립 당시 국제선에 취항할 수 있는 안전 규정을 충족한 데다 건교부가 지금 관련 규정을 만든 뒤 제주항공에 적용하려는 것은 법률 불소급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주 사장은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제주항공의 안전 문제에 대해선 "기체 결함으로 인한 결항률은 1%에 불과하며 이는 양대 국적 항공사에 비해 결코 높은 수치가 아니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