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금융시장의 심각한 위험(리스크)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은 이에 따라 은행 중소기업 대출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9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4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권의 4월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312조4000억원으로 전달보다 7조9000억원이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월별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0년 말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올 들어 4월까지 중소기업 대출은 22조원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연간 증가분(43조5000억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이며,2005년 한 해 증가 규모(11조원)보다 2배나 많은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이 막히면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 확대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3월 438억원 증가에 그친 데 이어 4월에도 209억원 늘어나는 등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이 급증하면서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경제위기의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쏠림 현상"이라며 "중기 대출 급증에 대해선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일부 금융통화위원들은 지난 3월 금통위에서 중기 대출 급증으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은 "중기 대출 연체율은 1.3%로 아직 낮은 수준"이라면서도 "향후 부실화 가능성에 대비해 관리감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경기가 침체될 경우 과다한 중기 대출이 은행들의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중기 대출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가는 한편 금융기관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