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경기 호조에서 비롯된 기업들의 매출 증가는 임금근로자들의 소득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근로자 가구의 소득 증가율이 자영업자를 포함한 전국 평균치를 앞선 것이 그 증거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1분기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76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다.

이는 2002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올해 1분기는 상여금 지급이 늘어나 가계소득이 많이 증가했는데 특히 대기업 근로자 등이 많이 속해있는 도시 근로자 가구의 소득 증가속도가 상대적으로 빨랐다"고 말했다.

처분가능소득이 늘어나고 흑자액이 증가한 것은 향후 소비 여력을 증가시킨다는 점에서 경기 회복에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도시근로자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평균 327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9.6% 증가했고,흑자액도 83만2000원으로 24.0% 늘어났다.

이에 따라 도시근로자 가구의 흑자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포인트 높아지는 등 다소 여유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 가구의 소비지출은 1분기 중 5.7% 증가하는 등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자영업자를 포함한 2인 이상 전국 가구의 월평균소득은 1년 전보다 6.2% 증가하는 데 그쳐 근로자 가구의 소득증가율에 못 미쳤다.

근로자 가구가 아닌 가계의 대부분이 자영업자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경기가 양극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근로자 가구만을 놓고 보더라도 이런 사실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근로자 가구의 전체 소득액 가운데 근로소득 증가율은 9.8%였던 반면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소득은 오히려 6.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맞벌이 부부 가운데 근로자는 월급을 더 받은 반면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의 수입은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세금 연금 사회보험료 등 도시근로자들이 의무적으로 내야하는 공적 부담금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 늘어나는 등 소비지출보다 빠른 증가세를 나타낸 것은 경기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비소비지출 가운데 세금은 18.3%,사회보험료는 13.1%,연금은 4.3%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