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하는 中증시] 하루 수십만명 증권계좌 개설 '주식광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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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종합지수 4000포인트 돌파의 원동력은 '유동성의 힘' 때문이다.
올 들어 새로 주식시장에 참여한 인원은 줄잡아 1500만명에 달한다.
작년 한 해 동안 새로 만들어진 계좌 수(510만개)를 세 배나 웃도는 규모다.
'주식 광풍'으로 불릴 만큼 개인 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증시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중국 증시는 외국인 비중이 1% 안팎이고,기관의 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에서 개인들의 쌈짓돈이 결국 4000능선을 넘게 한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 당국자가 '주식을 모르면서 투자하는 장님 투자를 멈추라'고 경고할 정도로 개인들이 맹목적으로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상하이종합지수가 130% 상승하고,올해에만 50% 오를 만큼 강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증시가 달아오르고 있는 것이다.
전체적인 비중은 적지만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외국인들도 돈을 쏟아붓고 있다.
중국정부가 우량 기업들에 대한 기업공개(IPO)를 허용하고 정부 보유 지분을 매각한 게 외국인의 매수 의욕에 불을 질렀다.
이들 외국 투자자들이 사는 주식은 시가총액 비중이 큰 것이 대부분이어서 지수 전체 움직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다 증시 주변 상황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1700억달러에 달한 무역흑자가 시중에 풀리면서 유동성이 풍부해졌다.
게다가 중국기업들의 실적이 올들어 'A+'를 받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1364개 상장 기업의 주당 순이익은 올 1분기에 78.8% 늘어났다.
전체 상장사의 85%가 이익을 냈고,전체 이익 규모는 95%나 늘어났다.
위안화 가치가 계속 올라가는 것도 증시 강세의 요인이다.
위안화 가치가 치솟으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환차익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 주가가 오를 것인지 장담하기는 어렵다.
중국경제의 발전 상황을 볼 때 중장기 전망이 낙관적이라는 데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은 없다.
그러나 너무 빠른 상승 속도가 문제다.
상하이종합지수는 5년 동안 1000대에서 머물다가 작년 11월 2000을 넘어섰다.
올해 2월에 3000을 넘어섰고 두 달 반 만에 다시 4000을 돌파하며 파죽지세로 상승 중이다.
게다가 주가가 급등하면서 중국의 주식에 대한 가치 평가가 '싸다'에서 '비싸다'로 바뀌었다.
상하이증시 상장사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작년 말 현재 53.2배다.
한국증시의 12배 수준에 비하면 거의 5배 정도 비싸다.
이처럼 버블이 심해지면서 중국 국무원 산하 발전연구센터의 시아빙 주임은 7일 저녁 국영 CCTV에 출연,"증시버블이 조만간 터질 것"이라며 투자에 신중하라는 경고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단기적인 조정은 있겠지만 증시의 상승추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게다가 우량기업의 IPO와 정부 보유 지분의 매각 작업이 계속 진행될 전망이어서 시장의 펀더멘털은 점점 더 좋아질 수밖에 없다.
또 기업인수합병(M&A)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호재다.
중국증시에 대한 논란은 추가상승이냐 하락이냐가 아니라 어떤 속도로 올라가느냐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듯하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