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ㆍ위스키 판매도 크게 늘어

景氣 바로미터 남성정장은 부진

자동차 가전제품 등 덩치 큰 소비재 부문에서 쏘아올려진 경기 회복 신호가 일선 소비현장 곳곳으로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

명품과 위스키 등 중·상류 소비계층이 주로 구매하는 품목은 물론 외식,여행,문화산업 등에서도 소비 회복 조짐이 뚜렷해졌다.

그러나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가에서는 전반적인 매출이 아직은 '기대 이하'다.


◆외식ㆍ여행ㆍ공연산업은'호황'

올 들어 대형 여행사들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월별 매출이 작년 대비 30∼60%까지 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현재 국내 최대 여행업체인 하나투어의 이달 해외 여행(패키지여행) 예약자 수는 10만3000여명에 달한다.

지난해 5월(6만7211명)에 비해 53.24% 급증했다.

지난 1∼4월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0% 안팎 늘었다.

국내 2위 여행사인 모두투어의 월별 해외 여행객 수는 지난해보다 80%가량 급증했다.

외식업계도 호황의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올 매출(1~4월)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

이달 들어서 매장당 하루 평균 예약 건수가 작년 20건에서 35건으로 70%가량 늘어났다.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는 올 1분기 매출액이 537억원에서 674억원으로 약 25% 증가했다고 밝혔다.

공연장에도 관람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티켓링크에 따르면 올 1분기 뮤지컬 오페라 콘서트 등 각종 공연장을 찾은 관람객 수는 70만4368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63만8828명보다 10% 이상 늘었다.

특히 10만원이 넘는 만만찮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뮤지컬 공연을 본 관람객 수는 3만8000여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40%가량 증가했다.

◆명품·위스키업계도 신바람

명품 브랜드도 매출 증가세가 뚜렷하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올 들어 명품 매출이 매달 두 자릿수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백화점의 전체 매출신장률이 5%대 이하로 떨어진 지난달에도 명품만은 13% 신장률을 보였다.

이달 들어서도 작년보다 21%나 매출이 올랐다.

현대백화점(서울 및 수도권 7개점 기준)의 명품 매출도 매달 두 자릿수 신장하고 있다.

전체 매출신장률이 0.1%에 그쳤던 지난달에도 10% 이상 명품 판매가 늘었다.

술 소비도 빠르게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1~4월 위스키 판매량은 95만8795상자(500㎖들이 18병)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88만5440상자)보다 8.3% 증가했다.

17년산 이상의 슈퍼 프리미엄급 위스키는 25만1000상자 판매돼 전체 시장점유율이 26.2%로 작년 말보다 0.7%포인트 높아졌다.

유호성 진로발렌타인스 홍보팀장은 "경기 회복 덕분인지는 몰라도 증시 활황에 따른 가처분소득 증가로 위스키 소비가 늘어난 것만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경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종인 맥주도 소비가 크게 늘었다.

올 1∼4월 6039만7800상자(500㎖들이 20병)가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 5574만1200상자에 비해 8.4% 증가했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판매량이 7.3% 뒷걸음질했었다.

◆백화점 등 유통가는 "글쎄요"

그러나 백화점 대형마트 재래시장 등 유통가에선 아직 전반적인 경기 회복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서울 본점의 지난달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 1분기 매출신장률 6%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나마 5월 가정의달을 맞아 대대적인 마케팅 행사와 무더위로 인해 13%의 신장률을 보인 게 위안이다.

현대백화점도 경인지역 7개 점포의 1분기 신장률은 4%였으나 지난달 0.1%,이달 들어서는 0.9%에 머물러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설특수와 본관 개장 덕에 1분기 매출신장률이 10%에 가까웠지만 4월에는 5.5%로 떨어졌다.

올 1분기 1% 성장률에 그쳤던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 매출은 지난달 현상 유지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가 이달 들어 소폭 상승세로 돌아선 정도다.

특히 백화점들이 경기 회복의 변곡점으로 꼽는 남성정장 매출 성적이 아직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대 갤러리아 등 백화점의 정장 매출은 지난달 마이너스 성장이나 보합을 유지했고,이달 들어서도 전체 백화점 매출신장률의 절반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김동민/김진수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