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로 몰려들고 있다.

특히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시중자금이 이동하는 등 자금 흐름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이며 증시를 주도했던 외국인의 매수세가 주춤해진 가운데 개인들이 장세를 주도하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에서 증시로 자금 이동

부동산 투자자금으로 주로 활용되는 가계대출 여신 증가폭은 올 들어 눈에 띄게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은행과 키움증권에 따르면 가계대출 여신 증가액은 작년에 한 달 평균 3조4000억원에 달했으나 올 들어 4월까지 증가액은 월 평균 9500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지난달 주택 관련 여신 순증액은 209억원에 그쳤다.

또 금리가 낮은 은행권의 수시입출금식 예금 잔액도 줄어들고 있다.

1분기 중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금 예금은 각각 8조4000억원과 3조3000억원 감소했다.

4월 들어 수시입출금 예금은 7조원이나 줄었다.

부동산과 은행권에서 이탈한 자금은 주식과 펀드 등으로 유입되고 있다.

고객예탁금은 2월 초 8조4000억원대였지만 이후 급증세를 보이며 최근 11조8000억원대에 달했다.

또 4월 들어 온라인 신규 계좌 수가 전년 동기 대비 40% 늘어난 4만9954개로 불어났다.

신용거래 잔액도 지난 8일 기준으로 3조4000억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주식이나 채권 같은 예탁증권을 담보로 증권사가 돈을 빌려주는 예탁증권 담보대출 잔액도 작년 중반 3조2000억원 수준에서 최근 4조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내외 펀드 투자 자금도 올 들어 17조원 넘게 새로 유입돼 8일 기준으로 252조원으로 불었다.

◆달리는 말에 올라탄 개인

개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공격적 매수세를 보이며 증시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개인들은 지난달 코스피지수가 6.2% 급등했으나 112억원 순매수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 2일부터 10일까지 총 233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114억원과 479억원을 순매도한 것과 비교된다.

또 하루 거래대금에서 개인들이 차지했던 비중은 1월 말 40.7%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52.8%로 크게 높아졌다.

반면 외국인 투자 비중은 2월 말 37.8%에서 최근 28.7%로,기관은 21%에서 18.5%로 줄어들었다.

고봉준 대신증권 강남지점장은 "강남 고액 자산가 사이에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비관론이 커지고 있는 반면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더 몰릴 것이란 전망은 확산되는 추세"라며 "지금까지 관심을 갖지 않았던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에 대해 문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개인들이 달리는 말에 올라타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장이 뜨거워지면서 기술적 조정 가능성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