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마켓(신흥시장)에 투자한 헤지펀드들이 지난 1분기 5.5%의 수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가 0.64%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실적이다. 뉴스위크 인터넷판은 10일 헤지펀드의 고수익 비결 다섯 가지를 공개했다.


◆공매도 전략으로 리스크 줄인다

기존 투자자들은 단순히 주식을 사놓고 때가 오기만을 기다린다.

그러다보니 주가가 내리면 손해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한다.

하지만 헤지펀드는 떨어지는 주가도 기회로 이용한다.

공매도 전략을 포트폴리오에 적절히 조합해 리스크를 줄이기 때문이다.

공매도란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 거래하는 방식으로 약세장일 때 유리하다.

이 같은 전략을 병행한 펀드는 올해 들어서만 3.5%의 수익을 올렸다.


◆판 벌어질 때 지나치지 않는다

기업 인수·합병(M&A)은 투자자에게 주식 환매,배당금 상승 등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이처럼 드라마틱한 상황에 뛰어들어 큰 몫을 챙기는 데 주저하지 않는 게 헤지펀드다.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이는 피인수 기업의 주식을 사는 한편 비용 부담이 커져 주가가 떨어지기 쉬운 인수 기업의 주식을 공매도하는 식이다.


◆위기 처한 기업일수록 관심 갖는다

타인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인 게 월가의 생리다.

위기에 처한 기업의 채권을 사는 것은 헤지펀드의 기본 전략이다.

이후 실적 회복이나 구조조정을 통해 주가를 올려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방식을 따른 펀드는 1분기에 4.1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헤지펀드 스스로 구조조정 과정에 적극 참여하기도 한다.

채권을 충분히 사들여 채권단 회의 참석 자격을 얻으면 특수 정보에 접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의사결정 과정에서 펀드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남들과 다른 길을 선택한다

헤지펀드들은 고수익을 위해서라면 남들과 다른 길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울크리크는 2005년 파산 보호에 들어간 노스웨스트항공의 주식을 사고 채권을 팔았다.

일반인 투자자들의 전망과 정반대로 노스웨스트항공이 회생 기회를 얻고 주가가 뛸 가능성에 주목한 것이다.

최근 노스웨스트항공의 주식은 미국 장외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소송해서라도 수익을 높인다

미국 경제가 너무 많은 소송으로 어지럽다지만 헤지펀드들은 신경쓰지 않는다.

오히려 수익을 높이기 위해 소송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헤지펀드의 전략이다.

W.R.허프 등은 부도난 아델피아 케이블이 회계법인을 고소하면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채권을 사들였다.

전략은 먹혀들었다.

소송 후 회계법인 딜로이트투시가 합의금으로 4억5500만달러를 투자자들에게 지급한 것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