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세계 주요국 증시 가운데 30개국 증시가 올 들어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 주가지수 통계치가 잡히는 국가가 모두 44개국인 점을 감안하면 4곳 중 3곳 정도가 역사적 최고점을 돌파한 것이다.
특히 5월 들어서만 무려 21개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연일 강세를 이어가 9일(현지시간) 13,362.87로 마감되며 또다시 사상 최고점을 기록했고,올 들어 가장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세계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9일 4000포인트를 훌쩍 넘기며 역사적 고점을 갈아치웠다.
이 밖에 아시아 국가에서는 싱가포르 홍콩 호주 인도네시아 증시가,유럽에서는 네덜란드 덴마크 이스라엘 벨기에 노르웨이 헝가리 룩셈부르크 체코 폴란드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남미에서는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증시가 전고점 돌파 대열에 합류하는 등 그야말로 전 지구적으로 신기록 깨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올 들어 4개월여간 상승률을 보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무려 50% 급등했고,말레이시아(23.22%) 폴란드(19.26%) 이스라엘(17.80%) 등도 높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연초 이후 15.73% 올라 세계 주요국 중 상승률 7위를 기록 중이다. 싱가포르(15.74%) 브라질(15.35%) 인도네시아(12.87%) 한국 코스피지수(11.08%)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의 동반 강세 원인으로 △넘쳐나는 유동성 △세계 경기의 견조한 흐름 △주식의 높은 상대가치 등을 꼽고 있다. 이남우 메릴린치증권 리서치헤드는 "세계적으로도 주식을 대체할 만한 투자 대안이 없고 저금리와 달러화 약세를 배경으로 증시에 넘쳐나는 유동성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 경기가 생각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증시에는 긍정적 요인이다. 애비 조지프 골드만삭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연초 이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있었지만 적어도 내년 말까지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며 "기업들의 이익도 상향되고 있어 다우지수의 경우 연내 14,000선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석규 교보투신 대표는 "중국이 세계 경제의 또다른 축으로 부상하면서 미국이 다소 불안해도 중국의 수요 덕에 세계 경기가 끄떡없는 것도 글로벌 증시 동반강세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