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가 주가 1800시대를 열 수 있을까? 글로벌증시 전반의 벨류에이션 수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11일 한국투자증권은 "한국증시의 현재 PER(MSCI KOREA 12개월 Foward EPS 기준)는 11.7배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반면 이머징 아시아의 PER는 13.8배,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벨류에이션이 싼 영국의 경우에는 13.1배라고 설명했다.

이머징 아시아 수준까지의 리레이팅(재평가)이 이뤄진다면 코스피 목표치는 1875포인트가 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영국 수준까지의 리레이팅을 예상한 코스피 목표치는 1787포인트라고 덧붙였다.

한국증권은 "현재 저평가 국가의 리레이팅이 광범위하게 이뤄지면서 글로벌 증시 전반의 밸류에이션 수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런 점을 감안하면 1800포인트 수준까지의 코스피 레벨업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향후 12개월 코스피 예상 밴드를 기존의 1350~1650포인트에서 1450~1800포인트로 상향조정했다.

이머징 아시아 외에 선진국의 밸류에이션 하위권 시장을 더 고려한 것은 최근 중국, 인도 등 버블 논란이 있는 몇몇 시장의 급등으로 이머징 아시아의 PER가 일부 선진국 시장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익 및 주가 변동성의 축소 △북-미 관계의 근원적 변화 가능성 △FTA에 대한 선제적 대응 등으로 인해 한국증시의 선진국 지수 편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됐다는 평가다.



1800포인트까지 코스피가 상승하려면 올해 연간 주가 상승률이 25%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 하지만 과거의 강세장에서 이 정도의 상승률은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는 게 한국증권측 판단이다.

최근의 주가 상승은 지난 2005년 12월~2007년 4월까지 이어졌던 박스권을 막 넘어서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정 기간 동안 박스권 등락이라는 에너지 축적 과정 이후 분출되는 주가 상승은 시장의 예상보다 강하고 길게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2001년과 2004~2005년의 박스권 돌파 이후 주가 흐름이 증명했다고 밝혔다.

다만 코스피가 단기간에 200포인트 넘게 급등했기 때문에 단기 조정은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올 1분기 실적발표 시즌을 지나면서 더욱 공고해진 기업이익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와 내수를 중심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경기회복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조정의 폭은 깊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증시의 변동성이 축소되면서 '고가 매도, 저가 매수'의 마켓 타이밍 전술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잔파도에 연연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대응이라고 한국증권은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