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삼성전자 출신이 손잡고 세운 4년차 중소기업 RF윈도우가 3세대 이동통신 W-CDMA망 구축의 고비용 문제를 해소한 중계기로 일본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홍순호 RF윈도우 사장은 11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최근 W-CDMA서비스용 중계기를 일본의 이동통신사업자인 NTT 도코모,소프트뱅크 모바일,KDDI에 대량 공급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까지 이들 회사에 공급한 중계기는 댓수로 1만대,금액으로 따져 1억달러에 이른다고 홍 사장은 덧붙였다.

일본 회사들에 수출한 중계기는 기지국과의 통신을 위해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유선망을 따로 깔 필요없이 무선으로 직접 연결할 수 있는 '간섭제거시스템(ICS)'이라는 이 회사의 독자 기술을 채용한 것이 특징. 이 중계기는 이에 따라 W-CDMA서비스망 구축에서 기존 대비 최고 70%가량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RF윈도우는 이 장비를 이들 회사에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공급하게 된다. 현재 국내 W-CDMA 서비스의 확대를 추진 중인 SK텔레콤에도 500대가량을 제공해 테스트를 하고 있다.

RF윈도우는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2004년 10억원,2005년 29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이 작년에 400억원으로 13배 늘었다. 올해는 보수적으로 잡아도 매출이 지난해보다 5배가 늘어난 2000억원을 훌쩍 넘길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예상이다.

RF윈도우는 SK텔레콤에서 CDMA 상용화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이성재 회장과 삼성전자에서 네트워크서비스부문 총괄 부사장을 지낸 홍순호 사장이 2004년 10월 뜻을 맞춰 설립했다. W-CDMA망 구축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이동통신망에서 기지국-중계기 간에는 유선 연결이 일반적이다. 기지국에서 중계기로 무선 신호를 보내면 건물·차량 같은 주변 물체에 부딪친 반사파가 중계기에 잡히기 때문. 이 때 처음 보낸 신호와 나중에 일어난 반사파 사이에 '간섭'현상이 일어나 중계기에 과부하를 가져온다. 하지만 유선망은 돈이 많이 들기도 하지만 도시에서는 설치하는 데 불편함이 많다.

비용 문제는 CDMA보다 높은 대역의 주파수를 써 전파 도달 거리가 짧은 W-CDMA에서는 더 심각하다. W-CDMA는 CDMA보다 기지국당 필요한 중계기의 수가 10배가량 증가하는 까닭이다.

RF윈도우는 디지털신호처리(DSP)칩을 이용해 기지국에서 전송된 전파와 반사파를 구분,처리하는 ICS를 개발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특히 전원만 꽂으면 작동하며 건물 내부에 설치하는 소형 중계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홍 사장은 "소형중계기의 경우 기존에 나와 있는 제품보다 50배 정도 비싼 개당 3000달러 수준임에도 물량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W-CDMA용 중계기를 비롯해 CDMA,GSM,DMB,디지털TV용 중계기도 모두 개발했다"며 "국내·외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따돌릴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