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도의 그라브(Graves) 또한 유명한 와인 산지 중 하나로 손꼽힌다. 보르도 시내에서 남쪽에 위치한다. 그라브(Graves)는 자갈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원어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자갈 밭으로 이뤄진 지역이다. 자갈뿐만 아니라 점토 모래 그리고 석회질 등이 혼합돼 있다.

1855년 샤또 오브리옹(Chateau Haut Brion)이 메독의 1등급에 선정된 것을 제외하고는 그라브는 당시에 등급을 제정하지 못했다. 그라브 지역의 샤또들은 1953년 8월에 와서야 등급 제정에 착수했으며 1959년 2월에야 비로소 완성했다.

그라브의 등급제도는 메독이나 쌩떼밀리옹처럼 여러 계급으로 나뉘어 있지 않다. 단지 크뤼 클라쎄(Crus Classes)로만 등급을 표시하고 있다. 16개 크뤼 클라쎄로 3개의 화이트 와인 크뤼,7개의 레드 와인 크뤼,6개의 화이트&레드 와인 모두에 선정된 크뤼 샤또가 있다.

또한 보르도의 다른 지역과 달리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 모두 두 가지 등급을 만들었다. 보르도의 프리미엄급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곳이 바로 그라브다. 보르도하면 고품질의 레드 와인 산지로 유명하지만 고급 화이트 와인도 만들어진다는 것을 그라브를 통해 알 수 있다.

보르도의 맛있는 화이트 와인을 찾으려는 사람에게는 그라브 지역을 가장 먼저 꼽는다. 오크통 숙성을 거쳐 만들어진 화이트 와인은 가볍고 상큼한 스타일이 아닌 크리미한 질감과 무게감 있는 구조로 균형이 있으며 여운이 길다.

레드 와인 품종으로는 까베르네 소비뇽,메르롯이 주로 재배되며 화이트 와인 품종으로 소비뇽 블랑 쎄미용이 주로 재배되고 있다. 특히 1987년 그라브의 페삭 레오낭(Pessac Leognan) 마을은 새로운 원산지 통제 명칭 지역으로 지정돼 명성이 더욱 높아졌다. 페삭 레오낭 지역에서는 프리미엄 레드,화이트 와인이 대다수 생산되고 있다.

보르도의 뽀므롤 지역은 지금까지 살펴본 보르도 지역의 등급 시스템과는 다르게 공식적인 등급제도가 존재하지 않는다. 랭킹(Ranking) 제도 자체를 만들지 않았다. 그러나 보르도의 가장 비싼 와인들의 홈(home)으로 그 명성을 떨치고 있다. 무엇보다 그 유명한 페투르스(Petrus)의 고향이 바로 이 곳이다.

뿐만 아니라 르뺑(Le Pin) 또한 이곳에서 생산하고 있다. 뽀므롤 지역은 등급제도가 없어도 프리미엄 레드 와인 산지로,고가의 와인 생산 지역으로 그 명성을 떨치며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는 지역이 중 하나다. 명성에 걸맞게 이 지역에서는 저렴한 가격대의 와인을 찾아 보기 힘들다는 것이 무척 아쉽다.

<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소믈리에 Corinne_Eom@ic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