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목동점은 지난 3월 아동 문구점 모닝글로리 매장을 없앴다.

대신 그 자리에 2만~8만원대 제품이 주종을 이루는 성인용 디자인 문구 편집매장 'The A's Story' 1호점을 열었다.

이 매장은 북바인더스,따소띠 등 유럽 직수입 문구에서 육심원,선지가토우 등 한국과 일본에서 뜨고 있는 디자인 문구 브랜드까지 튀는 상품들만 모아 놓은 편집매장이다.

지하 2층 50평 규모인 이 매장의 개장 후 한 달 동안 매출은 초·중·고생용 문구를 팔던 모닝글로리 때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현대백화점은 내년까지 전국 모든 점포에 편집매장을 마련하고,2009년에는 체인점 사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전통적 '유·청소년 산업'이던 문구·완구·과자 시장의 주 고객층으로 성인 소비자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문구 업계에서는 10대 이하를 겨냥한 '팬시 문구'가 시들해지고 대신 성인층을 겨냥한 '디자인 문구'가 새로운 유행 코드로 부상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빅히트 제품이 성인용 과자에서 잇달아 나오는 등 제과 업계도 어른 입맛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라 한 대에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고가 성인 완구는 마니아층을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문구 시장,'팬시' 지고 '디자인' 뜬다

국내 최대 서점인 교보문고는 작년 1월 음반·성인문구 전문점인 '핫트랙'을 인수했다.

이후 모닝글로리 등 주로 10대가 고객이던 팬시 문구 중심 전국 12개 매장에 20~30대 성인층을 겨냥한 핫트랙을 입점시켰다.

광화문점의 경우 전체 면적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핫트랙에서 올리는 매출이 전체 매출의 30%를 넘어서고 있다.

일부 매장은 전체 매장 면적의 40%가 문구 매장이다.

반면 모닝글로리,아트박스 등 1990년대 전성기를 구가했던 팬시 문구 제조업체들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백화점,대형 문고에서 동네 문방구나 대형 마트로 밀려나고 있다.

대신 변덕스러우면서도 개성을 중시하는 20~30대 성인층을 겨냥한 '디자인 문구'가 뜨고 있다.

현재 디자인 문구 업체만 500여개,시장 규모도 3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밀리미터밀리그램(mmmg),스프링컴레인풀(옛 '0책'),텐바이텐,코즈니 등이 대표적인 디자인 문구 업체다.

기존 팬시 문구와 달리 디자인 문구는 20대들이 만들어 20대에게 판다는 게 특징.재빠르게 시장의 변화를 읽고 그때 그때 유행 상품을 만들어내는 식이다.

이 때문에 다품종 소량 생산이 주를 이룬다.

수천 가지의 디자인 문구와 인테리어 소품을 취급한다.

국내 디자인 문구의 장을 연 주인공은 1999년 창업한 '밀리터리밀리그램(mmmg)'과 '0책'.홍대,신촌 앞 좌판에서 시작해 명동,코엑스몰에 대형 매장을 운영하는 전문 디자인 문구 업체로 성장했다.

이들 매장에는 공책 한 권에 1만원이 넘는 것들도 있지만 톡톡 튀는 디자인 때문에 매장은 언제나 20∼30대 성인 고객들로 북적거린다.

전국에 30개 이상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코즈니의 연간 매출액은 700억원을 넘어선다.

온라인 디자인 문구 판매에 주력하던 텐바이텐도 서울 종로구 대학로와 서대문구 신촌 등지에 10여개 오프라인 점포를 내는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과자 시장,어른 입맛 잡아야 '대박'

2000년대 들어 제과업계의 히트 상품은 어린이가 아니라 어른용 과자에서 나오고 있다.

어른이 된 뒤에도 여전히 과자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기업들이 첨가물의 유해성 논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가격 저항이 덜한 성인 과자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것.롯데제과의 자일리톨과 드림카카오,CJ의 맛밤 등이 대표적인 성인용 히트 상품이다.

안성근 롯데제과 홍보팀장은 "아토피 등 어린이용 과장의 유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으로 성인 과자 시장이 뜨고 있다"며 "어린이 과자가 기능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성인 과자는 기능성은 물론 디자인 감각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동민/김진수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