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채용 줄이거나 지난해 수준 불과

'신(神)도 탐내는 직장'으로 불리는 공공기관의 취업문이 올해도 여전히 열리기 어려울 전망이다.

취업을 원하는 사람은 늘고 있지만 상당수 기관들이 올해 채용 규모를 작년보다 줄이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신입사원 채용에 나선 공적기관 중에는 경쟁률이 740대 1에 달한 곳도 나오고 있고 경쟁률이 200대 1을 넘는 기관은 여러 곳 있다.

공공기관들은 올해 큰 폭의 경제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조직 확장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어 정규직 사원 채용규모를 확대하기가 쉽지 않다.

지난해 238명을 채용한 토지공사는 올해 들어 130명을 뽑았으며 하반기에는 별다른 채용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지역난방공사는 지난해 신규사업을 하면서 108명을 채용했으나 올해 채용규모는 40∼50명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석유공사도 올해 채용규모를 작년의 113명보다 다소 줄일 예정이다.

관광공사는 "올해 채용규모가 작년 29명의 절반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며 "규모가 크지 않아 일괄채용이 아닌 수시채용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재의료관리원은 작년에 사업확장 등으로 정규직 116명(본사 기준)을 채용했으나 올해는 50명가량만 뽑는다는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작년 청년취업난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적정 인원보다 30∼40명 많은 100명을 뽑았으나 올해에는 다시 적정인원인 60∼70명 정도만 뽑을 예정이다.

자산관리공사 관계자는 "올해 채용을 하게 된다면 10월쯤 가능하겠지만 올해 정원이 작년보다 줄었고 업무량도 축소돼 신입사원을 뽑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했다.

환경관리공단은 작년에 비교적 많은 120명을 신입사원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올해에는 아직 공채 계획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사립교직원연금공단,국민체육진흥공단,석탄공사 등도 아직 채용계획이 없다.

도로공사,인천국제공항,철도시설공단,농촌공사,증권거래소,신용보증기금,수출입은행 등은 작년과 비슷한 규모로 뽑을 예정이다.

작년보다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공기업·준정부기관들도 증가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전력은 작년에 일괄 채용을 통해 262명(수시채용 인원 제외)을 신입사원으로 받아들였으나 올해 채용 규모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

한전 관계자는 "작년보다는 조금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작년에 22명을 공개채용한 가스공사도 올해 기지 신설 등으로 채용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은 불확실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아직 채용규모가 확정되지 않았으나 2003년 80명,2004년 63명,2005년 50명,2006년 39명 등으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라고 밝혔다.

공기업·준정부기관들의 채용인원이 정체 수준에 머물면서 이들 공적기관에 대한 취업 경쟁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올해 들어 이미 채용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인 기관의 취업경쟁률은 △인천항만공사 741대1 △가스안전공사 행정직 450대 1 △기술신용보증기금 일반직원 260대 1 △조폐공사 173대 1 등이다.

수자원공사는 올초에 진행된 140명 모집에 석·박사 등 고급인력만 200명이나 몰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