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사장 이원걸)는 국내 최대 공기업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혁신 부문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매긴 공기업 혁신 수준에서 한전은 가장 높은 6단계로 평가받았다.

공기업 고객만족도는 8년 연속 1위를 이어갔으며, 청렴도 평가에선 2위에 랭크됐다.

'세계 전력업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에디슨 전기대상도 수상했다.

한전이 혁신 부문에서 앞서가고 있는 것은 회사가 이 분야에 그만큼 많은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공기업 중에선 처음으로 부조리신고 포상제를 도입했으며 투명사회협의회도 발족시켰다.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신속하고 공정한 일처리가 가능해졌다.

회사 측은 지난해 구축한 ERP에 대해 "그동안 자체 전산네트워크가 워낙 잘 돼 있어 ERP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강했다"며 "하지만 보다 높은 수준의 자원관리를 위해 과감히 채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전은 지난해 9월부터는 독립사업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전국 15개 지역 사업소 중 규모가 큰 서울 남서울 경기 부산 대구 충남 등 9개 사업부에 대해 사실상 독립경영을 보장해 줬다.

자율성을 주는 동시에 성과에 따라 예산과 인사 등에서 차등을 두겠다는 것이다.

사실 한전은 국내 유일의 전력 판매회사기 때문에 굳이 경쟁체제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물이 고이면 썩게 마련'이란 데 노사가 공감, 지역별 경쟁체제를 갖췄다.

대 고객 관계에서도 빠른 속도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민원업무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이 마련됐으며, 고객의 소리를 듣는 제도가 갖춰졌다.

각 가정이나 기업체에서 전기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바로 해결해 주는 '현장 기동서비스팀'도 운영 중이다.

한전은 하지만 이 정도에 만족하지 않고 강도 높은 혁신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올해 4월 초 지휘봉을 잡은 이원걸 사장은 "제2의 창사를 이룬다는 자세로 혁신에 고삐를 당길 것"을 주문했다.

한전은 공기업 중에서 처음으로 지속가능경영을 경영이념 중 핵심으로 채택했다.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서는 회사가 영속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한전은 특히 발전 자회사에도 올해 이 같은 지속가능경영을 전파할 계획이다.

한국수력원자력 동서 남부 서부 등 4개 자회사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한전은 다음 달 초 '비전 2020'을 내놓는다.

2020년 한전의 청사진과 이를 위한 실천과제 등이 담긴다.

이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해외 진출만이 살 길"이라고 강조한 바 있어 해외 진출 확대 방안이 골자가 될 전망이다.

특히 해외 발전회사 인수 등 단순 전력사업뿐만 아니라 해외 자원 개발사업에도 적극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한전은 해외 진출이 성공하려면 이를 가능토록 하는 제도와 시스템 및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보고 혁신 프로그램을 통해 이를 달성한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