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브뤼셀에서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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玄旿錫 < 貿協 국제무역연구원장 >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브뤼셀에 가면 '두스망(doucement)'이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프랑스어로 '천천히'를 뜻하는 두스망은 '꼼꼼히'라는 함축적인 의미도 담고 있다.
우리나라와 EU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첫 번째 공식협상이 개시된 시점에서 이 단어가 상기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유럽인의 일처리 방식에 대해 우리로서도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동북아와 함께 세계 경제 3대 축을 이루고 있는 EU는 27개국으로 구성된 거대 경제공동체로 지난해 교역 규모가 3조2000억달러에 달한 세계 최대의 시장이다.
EU는 우리에 제2의 교역상대국으로 지난해 우리가 492억달러를 수출하고 302억달러를 수입해 184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대(對) EU 수출증가율은 12.8%로 미국의 4.7%와 일본의 7.2%를 앞서고 있다.
1965년 이후 지난해 말까지 한국에 직접투자를 가장 많이 한 지역도 바로 EU다.
한·EU FTA가 체결될 경우 그 경제적 효과는 한·미 FTA보다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
EU의 평균관세율은 미국보다 높은 4.2% 수준이며 특히 주된 수출품목인 승용차의 경우 10%의 고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관세철폐 시 수출증대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의 KOTRA 조사 결과에 따르면 EU 바이어의 64%가 한·EU FTA가 타결되면 거래처를 한국으로 변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수출에서는 중국을,수입에서는 일본을 부분적으로 대체함으로써 우리 교역상대국의 다변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FTA를 추진하는 목적 중 또 하나의 중요한 사항은 제도의 선진화와 경쟁력 제고다.
유럽 강소국(强小國)인 핀란드,룩셈부르크,네덜란드,스웨덴,스위스 등은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해마다 상위 10위권 안에 들고 있다.
이들은 개방과 경쟁 풍토 및 선택과 집중에 의한 산업 특화,그리고 유연한 노동시장을 가진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도 일치하는 것으로서 좋은 벤치마킹 대상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뿐만 아니라 EU는 지역주의의 시발점이자 가장 고도화된 형태의 경제통합체이기 때문에 EU의 내부통합과 외부확장 과정에서의 협력 및 조율은 우리의 대외경제전략 수립에 많은 교훈을 줄 것으로 보인다.
6월 초에 아세안과의 상품자유화 협상이 발효되고 미국에 이어 EU와도 FTA를 체결하면 우리 경제는 새로운 교역질서 하에서 경제운용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FTA는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FTA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우선 정부는 늘어나는 FTA를 기업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보제공,관련제도 개선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특히 국내산업의 구조조정을 촉진하는 것이 매우 긴요한 과제다.
시장개방으로 야기되는 생산성 제고 효과는 산업의 구조조정이라는 힘든 과정을 통해서만 확보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각종 불필요한 규제 철폐를 통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기업이 자유롭게 비즈니스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써야 한다.
동시에 기업은 고품질 상품 생산과 기술 개발을 통해 세계 시장 속에서 경쟁력을 끊임없이 높여나가야 하며 일반 국민들도 한편에서는 생산의 주체로서,또 한편에서는 소비의 주체로서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함께 합리적인 소비선택을 위한 안목을 기를 필요가 있다.
우리 경제는 그동안 한·칠레 FTA에서 한·미 FTA까지 이르는 과정을 통해 정부,기업,그리고 일반국민 모두가 시장개방과 경쟁의 불가피성을 절감해 왔다.
지난 주말 끝난 EU와의 1차 FTA협상은 서로의 의중을 떠본 '편지'주고받기였다.
앞으로도 밀고당기는 메시지 교환 속에 어떤 내용을 담느냐에 따라 우리 경제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EU FTA 협상을 계기로 우리가 글로벌시대에 대한 대비를 '꼼꼼히' 해 나간다면 우리 경제의 선진국 진입을 보다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브뤼셀에 가면 '두스망(doucement)'이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프랑스어로 '천천히'를 뜻하는 두스망은 '꼼꼼히'라는 함축적인 의미도 담고 있다.
우리나라와 EU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첫 번째 공식협상이 개시된 시점에서 이 단어가 상기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유럽인의 일처리 방식에 대해 우리로서도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동북아와 함께 세계 경제 3대 축을 이루고 있는 EU는 27개국으로 구성된 거대 경제공동체로 지난해 교역 규모가 3조2000억달러에 달한 세계 최대의 시장이다.
EU는 우리에 제2의 교역상대국으로 지난해 우리가 492억달러를 수출하고 302억달러를 수입해 184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대(對) EU 수출증가율은 12.8%로 미국의 4.7%와 일본의 7.2%를 앞서고 있다.
1965년 이후 지난해 말까지 한국에 직접투자를 가장 많이 한 지역도 바로 EU다.
한·EU FTA가 체결될 경우 그 경제적 효과는 한·미 FTA보다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
EU의 평균관세율은 미국보다 높은 4.2% 수준이며 특히 주된 수출품목인 승용차의 경우 10%의 고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관세철폐 시 수출증대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의 KOTRA 조사 결과에 따르면 EU 바이어의 64%가 한·EU FTA가 타결되면 거래처를 한국으로 변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수출에서는 중국을,수입에서는 일본을 부분적으로 대체함으로써 우리 교역상대국의 다변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FTA를 추진하는 목적 중 또 하나의 중요한 사항은 제도의 선진화와 경쟁력 제고다.
유럽 강소국(强小國)인 핀란드,룩셈부르크,네덜란드,스웨덴,스위스 등은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해마다 상위 10위권 안에 들고 있다.
이들은 개방과 경쟁 풍토 및 선택과 집중에 의한 산업 특화,그리고 유연한 노동시장을 가진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도 일치하는 것으로서 좋은 벤치마킹 대상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뿐만 아니라 EU는 지역주의의 시발점이자 가장 고도화된 형태의 경제통합체이기 때문에 EU의 내부통합과 외부확장 과정에서의 협력 및 조율은 우리의 대외경제전략 수립에 많은 교훈을 줄 것으로 보인다.
6월 초에 아세안과의 상품자유화 협상이 발효되고 미국에 이어 EU와도 FTA를 체결하면 우리 경제는 새로운 교역질서 하에서 경제운용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FTA는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FTA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우선 정부는 늘어나는 FTA를 기업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보제공,관련제도 개선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특히 국내산업의 구조조정을 촉진하는 것이 매우 긴요한 과제다.
시장개방으로 야기되는 생산성 제고 효과는 산업의 구조조정이라는 힘든 과정을 통해서만 확보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각종 불필요한 규제 철폐를 통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기업이 자유롭게 비즈니스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써야 한다.
동시에 기업은 고품질 상품 생산과 기술 개발을 통해 세계 시장 속에서 경쟁력을 끊임없이 높여나가야 하며 일반 국민들도 한편에서는 생산의 주체로서,또 한편에서는 소비의 주체로서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함께 합리적인 소비선택을 위한 안목을 기를 필요가 있다.
우리 경제는 그동안 한·칠레 FTA에서 한·미 FTA까지 이르는 과정을 통해 정부,기업,그리고 일반국민 모두가 시장개방과 경쟁의 불가피성을 절감해 왔다.
지난 주말 끝난 EU와의 1차 FTA협상은 서로의 의중을 떠본 '편지'주고받기였다.
앞으로도 밀고당기는 메시지 교환 속에 어떤 내용을 담느냐에 따라 우리 경제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EU FTA 협상을 계기로 우리가 글로벌시대에 대한 대비를 '꼼꼼히' 해 나간다면 우리 경제의 선진국 진입을 보다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