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은 당분간 글로벌 증시와 연동해 상승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이제라도 펀드에 가입하는 것을 고려할 만합니다. 일반적으로 강세장에서는 펀드 수익률이 개인투자자는 물론 지수 상승률보다 더 나으니까요."

이형복 동양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13일 "올 들어 강세장이 지속되면서 웬만한 국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지수 상승률을 추월했다"며 "현 장세에서는 국내 주식형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가장 좋은 투자 방법"이라고 밝혔다.

그가 운용을 책임지고 있는 '동양중소형고배당주식펀드'는 최근 6개월 수익률이 41.9%로 국내 주식형펀드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펀드는 이름 그대로 중소형 고배당주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다.

이 본부장은 그러나 "앞으로는 멀티팩터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중소형주보다는 대형 가치주로 무게중심이 옮겨갈 것으로 분석했다.

그가 말하는 멀티팩터(Multi-factor) 기업은 사업 분야가 다양해 업황에 크게 흔들리지 않으면서도 △자산가치 △수익성 △지배구조 △현금흐름 △수급 등이 뛰어난 기업을 일컫는다.

대표적인 멀티팩터 기업으로 △건설과 조선업을 영위하면서 보유 현금이 많고 자산가치가 높은 한진중공업 △건설과 자동차판매업을 하면서 보유 토지 등 자산가치가 뛰어난 대우차판매 △지주회사면서 인천공장 부지,대한생명 지분가치가 급상승하고 있는 한화 등을 꼽았다.

이 본부장은 "단순히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이 낮다고 가치주는 아니다"며 "이익이 어느 정도 안정적인지,기존 보유 자산으로 얼마나 더 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지주회사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것도 이 같은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상당히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중국 긴축으로 조정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지만 실물경제에 타격을 주기보다는 심리적인 영향에 그쳐 큰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중국 긴축 조치로 인해 조정이 나타나면 기간조정일 뿐 가격조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의 긴축 조치가 나오더라도 당분간 철강 조선 화학 등 기존 주도주들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본부장은 "기존 주도주들의 이익안정성이 뛰어나 긴축 조치가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정보기술(IT)업종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IT주에 대한 기대심리는 2년째 지속되고 있지만 실제 회복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최근 액정표시장치(LCD)와 휴대폰이 살아나고 있다고 하지만 반도체는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익회복세가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IT주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본부장은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더 좋을 수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고 연기금의 주식시장 참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서다.

특히 펀드 환매가 진정되면서 투신권의 매수세가 재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에는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다시 유입될 것으로 본다"며 "한국의 PER는 11.5배로 여전히 글로벌 수준에 비해 낮아 성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이형복 동양투신운운용 주식운용본부장 >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