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적 화물선이 중국 해역에서 침몰해 한국인 7명을 포함한 선원 16명이 실종됐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사고가 발생한 지 19시간이 지나서야 이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외교통상부와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4시5분께 중국 동부 산둥(山東)성 옌타이(煙臺) 해역에서 제주 선적 3800t급 화물선 '골든로즈'호가 중국 국적의 4000t급 화물선 '진성(金盛)'호와 충돌했다.

해경은 침몰한 골든로즈호에 선장 허용윤씨(58)를 비롯 한국인 선원 7명과 미얀마인 등 외국인 선원 9명이 타고 있었다고 밝혔다.

해경은 골든로즈호가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 5900t의 철제코일을 싣고 충남 당진으로 가기 위해 보하이(渤海) 해협 인근 옌타이 해역을 통과하던 중 짙은 안개 때문에 시야를 확보하지 못해 진성호와 충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둥성 및 옌타이시 해사당국은 다롄시 해사당국의 협조를 받아 이날 오후 헬리콥터 2대,항공기 1대,구조선 2척을 포함한 선박 19척을 사고 해역에 파견해 골드로즈호의 구명대 2개와 부서진 화물 일부를 발견했으나 선원들은 단 한 명도 찾지 못했다.

외교부는 13일 비공식 브리핑에서 "12일 오후 8시20분 해경 측으로부터 사고 관련 1차 팩스를 받았고,9시께 수정본을 받았으나 이 사실을 인지한 것은 11시께였다"면서 "왜 연락을 늦게 했는지 해경 측의 설명은 아직 없으며 그 절차에 대해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중국 측에 대한 외교 교섭 및 중국 주재 우리 공관을 통한 사고 수습에 신속하게 나설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사고 발생에 대해 중국 측으로부터도 공식적인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경이 이 사건을 인지한 것은 10시간가량 경과한 오후 1시58분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는 다시 9시간이 지난 밤 11시께,결국 약 19시간 늦게 사고 발생 사실을 인지,외교채널을 통한 사후 대응이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

또한 골든로즈호와 충돌한 중국 국적의 진성호는 사고 직후 자체적인 구조 활동에 나서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법에 관한 유엔 협약에 따르면 조난 신호를 수신하거나 충돌을 일으킨 선박은 조난 선원에 대한 구조의 임무를 다해야 한다.

인천=김인완 기자/김홍열 기자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