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들이 20~30대 젊은층 청약자를 겨냥한 주택분양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신혼부부 등 젊은층 실수요자들이 올 9월 청약가점제가 시행되면 무주택 기간,부양가족수 등에서 불리해지는 점을 의식해 최근 들어 주택청약에 적극 나서며 '내집마련'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준비해왔던 주택공급사업을 분양가상한제(9월) 전에 서둘러 마치려는 건설업체들로선 좋은 분양성과를 거두려면 이들 고객층의 확보에 총력을 쏟아야 할 형편이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아파트 단지를 젊은층이 선호하는 20평형대와 30평형 초반대 중·소형 중심으로 구성하고,톡톡튀는 내부 평면과 인테리어 마감재를 사용하는 등 갖가지 아이디어를 동원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부천 '송내 자이'는 전체 분양물량(436가구)의 63%가 32~33평형 이하다.

이와 함께 중·소형 아파트의 단점인 좁은 공간을 최대한 넓히기 위해 내부 평면설계를 획기적으로 바꿨다.

예컨대 24평형에는 30평형대처럼 방 3개와 욕실 2개를 배치했고,32평형은 현관과 거실 사이에 긴 복도를 설치해 40평형대 대형아파트 같은 공간을 만들 수 있게 했다.

20평형대를 30평형대처럼,30평형대는 40평형대 같은 느낌을 갖도록 한 것이다.

화장실도 젊은층 취향에 맞게 호텔처럼 욕실,변기,세면대 공간을 유리문으로 구분하는 구조로 설계했다.

욕실에 지름 30cm의 해바라기 샤워기를 설치하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배려했다.

정광록 송내자이 분양소장은 "지난 11일 모델하우스를 다녀간 2만여명의 방문객 가운데 절반 이상이 20~30대 실수요자들이었다"며 "평면 설계를 이들에 초점을 맞춘 아파트인 만큼 좋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남양주 '양지 e-편한세상'도 전체 분양가구(1320가구)의 58%를 25평형과 34평형으로 구성했다.

가구수가 가장 많은 34평형(712가구)은 A~D까지 네 가지 타입으로 나눠 젊은층의 선택폭을 넓혔다.

이와 함께 유아를 둔 맞벌이 부부를 위해 단지 내 커뮤니티 센터에 대규모 보육시설을 설치했다.

대부분의 수납장과 전자제품 설치 공간을 벽안으로 넣은 '빌트인' 설계로 공간 활용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한 것도 20~30대 청약자들을 겨냥한 전략이다.

이달 말 분양을 준비 중인 경기도 화성시 '봉담 아이파크'(829가구)도 젊은층 청약률을 높이기 위해 단지 내에 대규모 고급 피트니스센터와 에어로빅,요가 공간 등으로 구성되는 GX룸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에는 통상적인 독서실 대신 북카페를 설치해 신세대 부모와 어린 자녀들이 함께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할 방침이다.

동양건설산업이 이달 말 김포 북변동에서 분양하는 '김포파라곤 2차'(133가구)는 단지 안에 영어 원어민 강사를 거주시킬 방침이다.

입주민들은 가구당 1명씩 무료로 원어민 강사 집에서 영어를 배울 수 있다.

영어교육에 관심이 많은 20~30대 젊은 직장인을 타깃으로 한 전략이다.

이달 초 경기도 남양주 '진접 센트레빌 시티'는 20~30대 청약자들을 겨냥한 분양전략으로 9개 전체 평형이 순위 내에서 마감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단지 내에 2200평 규모의 초대형 커뮤니티 센터를 조성하고 안방과 함께 아이방에 컬러테러피 인테리어를 도입해 자녀의 성장 과정에 맞춰 파랑,녹색,바이올렛,오렌지 색상으로 꾸밀수 있게 했다.

이정호/임도원/정호진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