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와 소비 등 주요 경제지표들이 호전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정보기술(IT) 산업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반도체 경기가 좀처럼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향후 경기 회복 여부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계절적 비수기라고는 하지만 제조원가 수준으로 가격이 폭락하면서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의 2분기 실적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반도체와 PC 업계의 협상 결과 메모리 반도체 고정거래 가격은 지난달 하순에 비해 5%가량 떨어졌다.

한 달에 두 번씩 약정이 맺어지는 고정거래 가격은 공급 과잉에 따른 재고 누적 등으로 올 들어 단 한 번도 보합세를 기록하지 못하고 추락해왔다.

이에 따라 통상 1년에 50∼60% 정도 하락하는 D램 값은 올 들어 넉 달여 만에 무려 68% 폭락했다.

연초 6.3달러에 거래가 이뤄지던 512메가 DDR2 제품은 2.0달러 선까지 하락했다.

이 같은 시세는 세계 1,2위 D램 업체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제조원가에 근접한 것으로 2분기 적자 결산까지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계속 하락세를 보여온 낸드플래시 메모리 역시 아직 수요가 되살아나지 않고 있어 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에 이 부문에서 적자를 냈으며,세계 최고의 원가 경쟁력을 갖춘 삼성전자도 간신히 흑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은 2001년 3분기 이후 최악의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달 말 이후 주요 반도체 가격이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반등의 폭과 지속성 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