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접목한 파격적 디자인으로 젊은층 공략에 주력했습니다."

올해 LG전자 디스플레이 사업본부의 최대 야심작인 LCD TV '퀴담'은 그동안 디자이너들이 숨기기에 바빴던 목 부위(스탠드와 화면을 잇는 부분)를 부각시킨 디자인이 특징이다.

목 부위를 둥근 링 모양으로 디자인해 마치 클립 형태의 메모꽂이 위에 종이(화면)를 찝어 놓은 듯한 모양이다.

이 제품을 디자인한 김태봉 LG전자 연구위원(상무)은 13일 "LCD TV의 가격이 점점 싸지면서 신혼부부 등 젊은층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에 안정감보다는 긴장감을 주는 디자인으로 제품의 무게감을 줄였다"고 말했다.

"중장년층은 안정감있는 디자인을 좋아하지만,젊은층은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TV는 켜놓는 시간보다 꺼져 있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꺼져 있는 시간에 TV의 존재가치는 그저 자리만 차지하는 검은 물건이죠.여기에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더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자는 게 퀴담 디자인의 취지입니다."

김 연구위원의 디자인 철학도 이와 상통한다.

첫 직장인 LG전자에서 20년 동안 TV만 디자인해온 그는 "회사가 TV를 팔아 돈을 벌듯이 고객도 내가 디자인한 TV를 구매함으로써 돈을 벌었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퀴담 디자인은 '기술과 예술의 결합'이라는 LG그룹의 최근 제품 트렌드를 충실히 구현했다.

프로젝트명도 '디자인 아트'였다.

결국 제품명도 서커스와 예술을 결합시킨 '태양의 서커스 퀴담'의 제목을 땄다.

"퀴담은 위기에 빠진 디스플레이 사업을 턴어라운드시킬 '전략 제품'입니다.

디자이너들에게 '선을 하나 그을 때마다 고객의 입장에서 왜 이 선을 긋는지 다섯 번씩 생각하라고 주문했죠.개봉일의 영화감독처럼 떨리는 마음 반,설레는 마음 반으로 고객 반응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