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업체들의 출혈 경쟁이 3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전반적으로 주가 흐름이 부진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메릴린치 증권은 단기 전략으로 KTF를 팔고 LG텔레콤을 사는 방안을 제시했다.

14일 메릴린치증권은 "이동통신 업체들의 표면적인 순가입자 증가율 에 속지 말라"면서, 5월 일일 번호이동 가입자 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9일 기준 일평균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4만8100명에 달하며 이 추세라면 5월 한달간 번호이동 가입자 트래픽이 전월 대비 67% 급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메릴린치는 "이는 지난해 6월 기록한 52%를 훌쩍 웃도는 수치"라며 "업체들의 경쟁이 1분기 이미 끝났거나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잘못된 판단을 내려선 안된다"고 경고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마케팅 경쟁을 예상하곤 있지만, 비정상적인 마케팅 경쟁의 강도는 아직 주가에 반영돼 있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 증권사는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SK텔레콤과 KTF의 마케팅 비용 지출이 예상보다 더 크게 늘어날 수 있다면서 3분기 전까지는 이동통신주에 대해 낙관적인 시각을 갖기 힘들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메릴린치는 "KTF 3G 서비스로의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고, SK텔레콤의 3G 가입자 수는 정체돼 있다"면서 "이는 업계의 경쟁이 CDMA와 HSDPA간 기술 경쟁이 아니라 마케팅 싸움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업종 전반에 대해 신중한 시각을 유지하나 단기적으로는 과매도된 LG텔레콤을 매수하고, 많이 오른 KTF를 매도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밝혔다.

LG텔레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KTF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

이 밖에 유선통신 시장에서는 VoIP 서비스의 가능성이 주가에 반영될 때가 왔다면서 LG데이콤에 대해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오후 2시27분 현재 SK텔레콤은 21만1000원으로 2.4% 상승하고 있고, LG데이콤도 2% 가량 오르고 있다.

반면 KTF는 약보합에 머물고 있고, 코스닥 시장에서 LG텔레콤은 4% 남짓 밀려나고 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