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말 퇴임해 세무사 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조용근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세무법인 석성 대표)이 세무사 등록 2년이 채 안 돼 7500여 세무사들의 대표자로 우뚝 섰다.

조 전 청장은 최근 25대 세무사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조 회장은 "세무사도 변해야 한다.

기장과 세무 조정에서 벗어나 세무 컨설팅 등으로 업무를 다양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밝혔다.

그의 앞길은 험난하다.

세무사가 급증하고 공인회계사 등이 시장을 잠식하면서 한 해 수백 명이 폐업하고 있다.

△5억원 미만 세무조정 복원 △세무사 선발인원 축소 △소송대리인제 등 수입영역 확대 △징계양정규정 개선 등이 시급한 현안이다.

조 회장은 세무사들의 비용 축소를 위해 자체 세무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눠 줄 계획도 갖고 있다.

조 회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세무법인도 대형화하고 브랜드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인수·합병(M&A)을 통해 자구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966년 9급 공무원으로 출발해 대전지방국세청장(2급)까지 오르는 '9급 신화'를 썼던 그가 직선 투표를 거쳐 회장이 된 것은 또 다른 '신화'로 불린다.

지난해 말 출마 선언을 했을 때만 해도 '신출내기' 조 전 청장의 당선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강력한 열정과 추진력이 결국 승리를 낳았다.

워낙 마당발인 데다 열심히 뛰는 데는 따를 자가 없었다는 분석이다.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전 국세청장)이 그에게 마당발이 아닌 '운동장발'이라고 했을 정도로 그는 아는 사람이 많다.

국세청은 2001년 언론사 세무 조사를 시작하면서 언론사를 상대할 공보관으로 그를 임명하기도 했다.

성공 비결에 대해 묻자 그는 "상사가 시키면 절대 '안 된다'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