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앞다퉈 올리고 있는 은행들이 공무원우대 대출금리는 큰 폭으로 인하,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의 금리인하 요구와 은행의 신용대출 확대 전략이 맞아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공무원 신용대출 금리가 일반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오히려 밑돌면서 서민들에게 인색한 시중은행들이 공무원들에겐 후하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달 23일부터 '탑스(Tops) 공무원우대론'의 가산금리를 종전 0.90~1.50%에서 0.90~1.20%로 최고 금리를 0.3%포인트 인하했다.

이날 현재 공무원우대론의 금리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연 5.92~6.22%가 적용되고 있다.

이는 신한은행의 이번 주 일반 주택담보대출 금리 연 6.02~7.12%에 비해 최고 0.9%포인트나 낮은 수준이다.

농협도 지난달부터 오는 9월 말까지 '공무원 가계자금대출 가산금리'를 0.2%포인트 내려 적용하고 있다.

이날 현재 적용되는 금리는 연 6.52%.농협의 일반 주택담보대출 금리(연 7.02%)에 비해 0.5%포인트 낮다.

우리은행도 조만간 '공무원용 청백리우대대출' 금리를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민은행도 6~7월 전산 개발이 완료되면 'KB공무원우대대출'의 가산금리를 내릴 예정이다.

은행들이 잇따라 공무원우대론 금리를 내리는 것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공단은 최근 감사원 감사를 받는 과정에서 공무원 대출의 금리가 너무 높다는 지적을 받은 뒤 시중은행들에 공문을 보내 공무원대출 금리를 가계대출 평균 금리 이하로 낮춰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들은 100만명에 육박하는 공무원들을 우량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 이 같은 요청에 적극 협조하고 나선 것이다.

공무원 우대대출은 퇴직금의 50% 범위(최대 5000만원) 내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신용대출과 담보대출의 중간 성격을 띠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공무원연금관리공단과의 협약에 의해 퇴직금으로 우선 변제받는다는 조건이 있고 연체율이 안정적이어서 일반 신용대출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용대출인 공무원 우대대출의 금리가 주택담보대출보다 낮은 것은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공무원 대출에 대한 가산금리 인하는 은행들의 지나친 눈치보기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