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령 현대중공업의 경우를 보자. 10년 전인 1997년 5월 당시 2만원 선이던 주가는 2004년까지 무려 7년 이상 2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보통의 투자자같으면 이미 두 손 들었을 것이 뻔하다. 하지만 주가는 2005년부터 움직이기 시작,해마다 2배씩 상승했다. 2005년 5만원대에 진입한 주가는 2006년 10만원대로 올라선 이후 2007년 초에는 20만원대로 뛰었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는 "과거에는 불가능할 것 같았던 코스피지수 1600대가 열리면서 투자에서 성공의 관건은 무엇보다 우량주에 대한 장기투자라는 게 입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각 업종별 대표주들은 지난 10년간 주가가 평균 7배씩 올랐다. 최근 2년간 주가 정체를 보인 삼성전자의 경우 1997년 6만원대이던 주가가 지금은 57만원대로 9배 이상 상승했고,SK㈜도 10년 전 1만4500원이던 주가가 지금은 8배 가까운 11만4000원 선으로 치솟아 있다. 신세계의 경우 10년간 수익률은 무려 1842%에 달한다. 당시 불과 3만1000원대에 거래됐던 주가는 지금 60만원을 넘어서 황제주가 됐다. 20배에 가까운 상승률이다. 기계 업종 대표주자인 두산중공업도 10년 전 5000원 하던 주가가 지금은 16배 수준인 8만원으로 올라 있는 상태다.
이들 기업을 포함한 13개 업종의 대표주들 주가는 지난 10년간 평균 613.4%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138.6%보다 474.8%포인트 웃도는 결과다.
전우종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결국 승부의 요체는 우량주를 골라 투자한 후 누가 더 오래 버티느냐의 게임"이라며 "지수 1600시대 이후라고 해도 이 같은 원칙은 달라질 게 없다"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