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이 은행장들을 일제히 소집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윤 위원장은 오는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18개 국내은행장들과 오찬 간담회를 연다.

윤 위원장이 은행장들과 공식 간담회를 갖는 것은 2004년 8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금감위 관계자는 "은행권 현안에 대해 은행장들의 의견을 두루두루 듣고 감독당국의 입장도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계는 임기를 석 달여 앞둔 금융감독당국 수장이 은행장을 일제히 소집한 것에 대해 "뭔가 다른 게 있지 않을까"라는 관측이다.

금융계는 윤 위원장이 주택담보대출 중소기업대출 카드마케팅 등 은행권의 과당경쟁과 쏠림현상에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올 들어 여러 차례 은행들에 "중기대출에 대한 리스크관리를 강화하라"며 경고사인을 보냈지만 은행권의 중기대출 쏠림현상은 막지 못했다.

은행의 중기대출 잔액은 지난 3월 6조7000억원,4월 7조9000억원 늘어나는 등 사상 최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중기대출 확대는 경기활성화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증가속도가 가파를 경우 경기의 진폭을 확대해 금융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가령 경기가 나빠질 경우 은행들이 일제히 대출회수에 나서면서 경기를 급랭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감독당국 관계자는 "은행의 중기대출은 밑바닥 서민 경제와 아주 밀접한 연관이 있어 대출 억제정책을 내놓기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금융회사의 건전성,나아가 전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선제적인 대응도 필요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또 최근 부실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도 철저한 리스크관리를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