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인 오름세로 상승장을 주도해온 조선주가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락폭도 일부 종목은 5%를 넘어설 만큼 만만치 않다.

아직은 단기 급등에 따른 속도 조절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시세의 속성상 쉬어야 할 대목에서 조정을 받는 건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내년 이후의 업황 호전 기대가 주가에 너무 성급하게 반영됐다며 본격적인 상승 반전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동반 하락세로 돌아선 조선주

조선주는 14일 큰 폭으로 떨어졌다.

그동안 앞서거니 뒤서거니 조선주 시세를 이끌어온 대표주자인 현대중공업STX조선의 낙폭이 컸던 점도 특징이다.

지난 주말부터 조정 움직임을 보였던 현대중공업은 이날 6.2% 급락해 27만원대로 내려앉았고 STX조선도 5% 넘게 하락했다.


대우조선해양이 2% 이상 내렸고 삼성중공업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올 예상 수익 기준으로 평균 14배로 높아졌던 주가수익비율(PER)은 11~12배 수준으로 낮아졌다.

지난 2월부터 넉 달째 앞만 보고 달려온 상승랠리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는 셈이다.

급등세에 본격적인 조정 움직임이 나타난 것은 이날이 처음이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조선주의 향방에 대한 설왕설래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번 상승장의 스타주로 시장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중론자들은 너무 급하게 올라 만만치 않은 조정이 올 것으로 보고 있지만,낙관론자들은 실적 개선 추세가 워낙 뚜렷해 금방 상승 추세로 복귀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단기 조정 거친 뒤 재상승 전망

조선주 급등을 이끌어온 논리는 업황 호조에 따른 수익성의 급격한 개선이다.

그동안 저가 수주했던 선박 건조가 끝나고 고가 선박이 인도되면서 수익성이 큰 폭으로 좋아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신규 선박 수주도 1분기에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정도로 호조다.

업황 지표인 벌크선운임지수(BDI)는 지난해 1분기 2000선에서 바닥을 찍고 상승 반전해 1년 만에 3배가량 치솟아 지금은 6600에 달하고 있다.

이처럼 업황 개선이 지속되고 있는 와중에 나타난 조정이라 전문가들도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1~2주의 짧은 조정을 예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두 달의 만만찮은 조정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는 전문가도 있다.

조인갑 서울증권 연구원은 "가파른 상승에 대한 반작용으로 보름에서 한 달 정도의 조정을 거친 뒤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정폭은 10~15%로 전망했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팀장은 비관적인 시니리오를 내놓았다.

"업황 호전 속도에 비해 주가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 1~2개월가량 조정이 이어지고 주가도 20% 이상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반면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2주 정도의 짧은 조정을 예상했다.

조정 양상에 대한 시각은 제각각이지만 상승 반전 이후 주가 흐름이 예전처럼 폭발적이지는 못할 것이라는 데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조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의 경우 내년에 30만원대에 안착하겠지만 지금처럼 급등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임 팀장은 "큰 폭의 조정을 받은 뒤 연내에 현재의 주가를 회복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우려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