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온라인 게임업체가 업무상의 이유를 들어 이용자들의 채팅 내용을 동의 없이 감청한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박성범 의원이 법무부에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리니지게임 이용자와의 재판에서 증거물로 불법으로 채팅을 감청한 문서를 제출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엔씨소프트의 채팅 내용 감청은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에 의한 불법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엔씨소프트가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리니지’ 게임에서 오토 프로그램(불법 프로그램을 이용해 사용자가 조작하지 않고 게임에서 사냥 등을 하는 행위)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강모씨와 유모씨의 계정을 영구 압류한데서 비롯됐습니다. 이후 강모씨와 유모씨는 엔씨소프트의 압류조치에 반발해 ‘계정압류 해제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재판과정에서 엔씨소프트는 강모씨와 유모씨의 채팅 내용이 담긴 8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재판부에 참고자료로 제출했습니다. 제출한 자료 중에는 재판이 진행중인 가운데 당사자들의 사적 대화내용도 포함됐습니다. 박성범 의원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리니지 게임은 약 100만 여명이 넘는 실제 사용자가 등록되어 있는 게임이다.100만 여명의 채팅 대화 내용이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는 것으로 심각한 사생활 침해로 연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 측은 감청사실에 대해 자사의 약관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한익재기자 ij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