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으로 철로가 끊긴 지 56년 만에 오늘 역사적인 남북간 철도운행이 이뤄진다.

남북 양측의 열차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경의선의 문산과 개성역,동해선의 제진과 금강산역을 잇는 철도연결구간을 처음 시험운행하는 것이다.

비록 일회성(一回性)의 임시운행이기는 하지만 본격적인 남북간 철로 개통에 한발짝 다가선다는 점에서 그 상징적인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

무엇보다 이번 철도시험운행은 과거 여러 차례 남북간 합의에도 불구하고 북측의 군사적 보장조치 거부로 번번이 무산되는 등 우여곡절을 거듭한 끝에 성사된 것이어서 더욱 뜻깊은 일이다.

앞으로 항구적인 철도연결을 통한 남북교류 및 경제협력 증대와 함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새로운 계기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

남북간의 철도연결은 경협확대의 기본 인프라일 뿐 아니라 양측의 상호 의존성을 높여 분쟁을 억지(抑止)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완화를 위한 핵심 전제조건이다.

나아가 중국 러시아까지 대륙을 횡단하는 철도로 이어진다면 물류비용 절감과 관광 등을 통해 남북 양측이 거둘 수 있는 엄청난 경제효과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 철도시범운행이 일과성으로 끝날 일은 결코 아니다.

당면 과제인 한반도종단철도(TKR) 개통의 시발점이자,시베리아횡단철도(TSR) 및 중국횡단철도(TCR) 등과 연결하는 이른바 '철의 실크로드'를 구축함으로써 우리나라가 동북아 물류허브로 거듭나는 밑거름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

이를 위해 지속적인 철도운행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관건은 이번 철도시험운행으로 효력이 끝나는 군사보장합의가 영구적(永久的)인 조치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군사보장 문제는 한반도 정세의 호전 여부에 좌우될 수밖에 없고 북한 군부를 경협의 장으로 끌어들이는 일이라는 점에서 더욱 각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결국 북핵문제의 해결을 통한 한반도 평화기반 조성이 선결과제라는 얘기다.

북핵 불능화를 위한 6자회담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는 철도운행 또한 '일회성 행사'이상의 의미를 가지기 어렵다.

철도연결이 남북경협확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북의 경제재건도 기대난망이다.

북은 이런 점을 보다 분명히 자각하고 스스로 핵폐기의 매듭을 풀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