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구주매출에 의한 상장 1호 기업은 삼성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국내외 투자자들 대상으로 팔아 지분을 분산하는 100% 구주매각 방식의 상장을 추진 중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삼성카드가 100% 구주매출에 의한 상장을 허용키로 한 새 제도의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민간기업의 경우 신주발행과 구주매출을 동시에 병행한 상장만 허용됐지만 금감원은 앞으로 100% 구주매출에 의한 상장을 허용할 계획이다.

구주매출만으로 상장하면 회사로 신규자금이 유입되지는 않지만 기존 주주들의 주식가치 저하를 막을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삼성카드는 다음 주 유가증권신고서를 낸 뒤 5월 말이나 6월 초부터 국내외 로드쇼를 시작해 상반기 내에 상장 절차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도 "삼성카드는 신주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의 필요성은 거의 없는 회사"라며 "구주매출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카드 주식을 보유 중인 삼성전자가 삼성카드 630만주의 매각 의사를 밝힌 것을 비롯 삼성전기 63만7000주,삼성생명 46만8000주,삼성물산 42만4000주 등을 팔 예정이다.

구주매출을 택하게 된 것은 그룹 지배구조 변경을 앞둔 포석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생명이 상장될 경우 삼성에버랜드가 금융지주사로 간주돼 계열사 간 순환출자 중인 지분율의 재편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카드 지분율을 20% 이하로 크게 낮추고 여기서 조달한 대규모 자금을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활용할 것"으로 관측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