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수레가 요란하다.'

요즘 자원개발 테마주에 딱 어울릴 만한 표현이다.

자원개발에 너도나도 나서겠다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유도해 대부분 주가는 급등한 상태지만 막상 1분기 실적 뚜껑을 열어 보니 대부분 '빈수레'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자원개발에는 대규모 투자금이 필요한데 본업에서조차 이익을 내지 못하면서 자원개발에 뛰어드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더구나 자원개발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성과로 연결되기까지 짧게는 3∼4년,길게는 6∼7년이라는 오랜 세월이 필요해 자원개발주에 투자할 때는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6일 자원개발 관련 7개 코스닥 주요 상장사를 대상으로 지난 1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6곳이 영업적자 및 순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헬리아텍의 경우 매출이 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6% 감소했으며 12억원의 영업손실과 20억원의 순손실을 내 적자로 돌아섰다. 아이메카는 불과 1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으며 영업손익에서는 8억원의 적자를 봤다. 순손실은 이보다 훨씬 많은 50억원에 달했다.


시나비전도 1분기에 각각 7억원의 영업적자와 10억원의 순적자를 기록했으며 튜브픽쳐스는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각각 13억원,15억원에 달했다. 매출도 3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66.6% 급감했다. 이 밖에 굿이엠지는 각각 6억원의 영업 및 순적자를 냈고 더히트도 영업손실 11억원,순손실 16억원을 기록했다. 오엘케이만 적자를 면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6000만원,4000만원에 불과했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실적이 이처럼 속빈 강정인데도 자원개발 테마에 힘입어 올 들어 일부 종목의 경우 주가가 8배까지 폭등했다"며 "이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뒤늦게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만 큰 손실을 떠안고 있다"고 말했다. 헬리아텍의 경우 지난 2월 중순 연초 대비 주가가 151% 이상 급등했다가 지금은 고점 대비 3분의 1 토막 난 상태이며,아이메카는 올 들어 지난 4월 초까지 무려 733.3% 폭등 이후 현재는 반토막 났다. 오엘케이도 한때 431% 이상 급등한 후 조정을 받아 지금은 절반 가격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자원개발 테마주 상당수가 수시로 사업목적을 변경하는 것을 감안하면 본업이 한계 상황에 부딪친 기업들일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최대주주가 주가 상승 후 보유 지분을 매각한 점도 자원개발의 진의를 의심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원개발은 전문 기술이나 국제적인 네트워크,안정적인 현금창출이 가능한 대기업에 적합한 사업으로 중소기업이 단기간에 성과를 거두기는 불가능한 분야"라며 "일부 코스닥 기업의 경우 자원개발 기업에 출자하는 형태로 참여하고 있지만 이 또한 성공 여부가 매우 불투명하다"고 강조했다.

자원개발 테마주들은 잇따라 증자에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도 실패하고 있다. 증자 대상을 찾기가 쉽지 않아 일정이 수차례 연기되거나 어렵게 증자를 진행하더라도 주금 납입이 목표치에 훨씬 미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정종태/이미아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