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열차가 17일 반세기 만에 군사 분계선을 통과한 것은 남북의 혈맥을 다시 잇는 역사적 순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번 시험 운행을 계기로 경의선 동해선의 단계적 재개통 및 정상 운행이 현실화될 경우 경제·정치·군사 등 제 분야에 걸쳐 엄청난 파급 효과를 가져온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물류비가 대폭 절감되고 개성공단 사업이 활성화되는 등 남북 경협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더 나아가 시베리아횡단철도(TSR)나 중국횡단철도(TCR) 등과 연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물론 이 같은 낙관적 견해와 시나리오는 북한의 개방 의지와 노력을 전제로 하고 있다.


◆물류비 80% 절감하는 효과 내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남북 간 물류는 해운에 지나치게 쏠려 있다.

2006년 현재 운송 수단별 수송 분담률을 보면 해운이 96.1%,도로 3.9%다.

항공은 아주 미미하다.

극심한 불균형이다.

경의선과 동해선은 이 같은 불균형을 급속히 해소해 줄 전망이다.

예컨대 길이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1TEU) 분의 화물을 인천에서 평안남도 남포시로 해상 수송하려면 운임이 720달러에 달하고 왕복수송 일수는 7일에서 10일에 이른다.

하지만 철도를 활용하면 132달러로 1~2일 만에 같은 화물을 운송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수송 일수는 6~8일 단축하고 운임은 81.6%인 588달러나 아낄 수 있다.

건설교통부는 훨씬 낙관적이다.

경의선만 연결해도 북측이 연간 1억5000만달러,남측은 1억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혜택을 확보할 것이라는 추정이다.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활성화

경의선과 동해선은 효율적인 물류체계 구축에다 남북 경제 협력 및 교류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통일부는 판단하고 있다.

남측 입주 기업들이 경의선을 활용하면 개성에서 생산한 제품이나 반제품을 보다 원활하게 남쪽으로 수송하거나 남쪽에서 원자재를 훨씬 수월하게 운송할 수 있어 개성 공단은 중·장기적으로 강력한 발전 동력을 얻는다는 분석이다.

통일부는 아울러 개성 공단의 인력 확보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200~300개로 예상되는 1단계 입주 기업들이 공장을 본격 가동하게 되면 북측 근로자 7만~10만여명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개성 인근 지역의 인력 공급 능력은 최대 3만~4만명으로 추정돼 원거리 노동력의 안정적 공급이 절실하다는 것.동해선은 남측 관광객을 금강산으로 더 많이 실어나를 효과적인 수송 수단이 될 수 있다.


◆북,개방 확대해야 시너지 클 듯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박사는 "경의선과 동해선의 완전한 복원은 남북에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나 장기적 관점에서 시간과 비용이 얼마나 소요될지 모른다"며 "북측이 자발적으로 개방하고 철도를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이 1회로 국한한 이번 시험 운행을 통해 남측으로부터 경공업 원자재 8000만달러어치를 챙기게 됐다는 점에서 다음 운행 때는 또 어떤 대가를 요구할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