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대선주자들의 동상이몽 게임이 점입가경이다.

범여권 대통합을 한 목소리로 외치지만 한 꺼풀만 들어가보면 친노(親盧) 비노(非盧) 주자 할 것 없이 12월 대선을 바라보는 셈법은 판이하다.

대통합이 물건너갔다는 분석과 함께 범여권 내에서만 3명 정도의 후보가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는 이유다.

◆비노진영

비노진영은 주자 간 연대를 위한 아무런 모멘텀을 만들지 못한 채 각개약진하는 흐름이다.

비노진영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정동영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민생모임의 천정배 의원,정치권밖의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의 생각이 제각각이다.

3명 이상이 한 자리에 모인 적이 없을 정도다.

그만큼 지향점이 다르다는 얘기다.

정 의장은 손 전 지사와 손잡고 중도통합세력을 결집해 범여권 내 지지율 1,2위 주자 간 양자대결구도로 예선전을 치르고 싶어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공격에 이어 민주당 박상천 대표가 자신을 연대 대상에서 배제함으로써 샌드위치 신세에 놓인 정 전 의장으로선 손 전 지사와의 연대가 절실하다.

손 전 지사에게 자꾸만 다가서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손 전 지사는 선(先) 독자세력화에 무게를 싣고 있다.

자칫 정 전 의장이나 범여권세력과 연대에 나섰다가 노 대통령의 공격 등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가급적 범여권과는 거리를 둔 채 독자행보를 계속하다가 본격적인 범여권 재편과정에서 전격 합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열린우리당이나 정 전 의장의 잇단 러브콜에 확답을 내놓지 않는 이유다.

천 의원과 김 전 의장,문 사장은 일단 개혁연대 쪽에 기운 상태다.

범여권 내 개혁세력과 재야세력을 묶어 개혁세력연대를 결성한 뒤 후보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천 의원은 이미 손 전 지사와는 연대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친노진영

친노진영도 통합 합류냐,독자신당이냐를 놓고 갈려 있다.

이해찬 전 총리는 친노세력 소수가 남는 열린우리당의 후보로는 나서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이 전 총리가 최근 당내 친노 386 의원들을 불러 정동영 김근태 전 의장에 대한 공격 자제를 당부한 것이나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의 분열적 행태를 질타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한명숙 전 총리도 대통합을 이룬 뒤에 오픈프라이머리에 참여하는 쪽이다.

친노그룹 중 이광재 의원 등 의정연구센터 소속 의원들은 대체로 여기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유시민 장관이나 김혁규 의원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비노세력이 집단탈당을 원한다면 차제에 갈라서서 친노세력 중심으로 당을 새롭게 정비,친노후보를 독자적으로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발족한 참여정부 평가포럼은 이 흐름 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창/강동균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