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주택법시행령 개정안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에 힘입어 건설업종이 재상승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오는 9월 시행될 개정안이 당초 엄격한 분양가 규제안에서 상당부분 완화된 덕분이다.

이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점차 회복되면서 건설업 실적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경기 회복과 맞물려 내수 대표 업종인 건설주의 비중을 늘려갈 것을 주문했다.

◆건설주,시행령 개정안 일제히 환영

17일 건설주가 큰 폭으로 올랐다.

진흥기업과 진흥기업우B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고 성원건설 경남기업 진흥기업2우B 등도 10% 이상 급등했다.

업종 대표주로 꼽히는 대림산업은 9500원(8.96%) 오른 11만5500원에 마감,11만원 선을 또다시 돌파했다.

GS건설(4.26%) 대우건설(1.80%) 현대건설(0.89%) 현대산업개발(0.57%) 등 여타 대형 건설주도 동반 강세였다.

상장 52개 종목 중 내린 종목은 7개에 불과했다.

건설업종지수는 8.16포인트(2.87%) 오른 292.66에 장을 마쳤다.

1997년 7월 이후 6년여 만의 최고치다.

국내 증시에서 건설업종의 위상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내 건설업종 시가총액 비중은 2003년 2.28%에 머물렀으나 지난 16일 4.60%로 2.32%포인트 높아졌다.

업종 가운데 최고의 상승률로 3년여 동안 비중이 두 배 이상 불었다.

건설주를 들썩이게 만든 건 전날 나온 주택법시행령 개정안이다.

이창근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개정안은 분양가의 50~60%를 차지하는 택지비를 탄력적으로 적용키로 한 게 핵심"이라며 "참여정부 출범 후 나온 9번의 부동산 안정대책과 비교하면 상당부분 완화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겨냥 비중 늘려라"

건설업종은 그동안 해외 수주 확대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부동산 안정대책이라는 불확실성에 발목을 붙잡혀왔다.

하지만 이런 우려가 줄어들면서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동준 한누리증권 연구원은 "택지비 인정 범위가 넓어지면서 민간 주택 공급이 예상보다 활성화될 전망"이라며 "7월 고시될 기본형 건축비와 가산비용 등도 건설업체의 적정 이윤을 보장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어 "이번 규제 완화의 수혜는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의 재건축·재개발 잔액이 풍부한 삼성물산 대림산업 현대건설 등의 대형사에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대림산업을 최우선 추천주로 꼽으며 목표주가 14만8000원을 제시했다.

재건축 수주 모멘텀도 긍정적 요인이다.

이경자 신영증권 연구원은 건설업종에 대해 "지난해 본격화된 재개발 수주가 매출로 잡히기 시작하는 데다 대규모 개발 사업이 신규 수주를 견인할 것"이라며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이창근 연구위원은 "상반기에는 대림산업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을 중심으로 종목별로 대응한 후 하반기에 비중을 늘려나갈 것"을 권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