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예금은행의 산업대출금(운전자금 및 시설자금) 증가액이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경기회복세를 타고 기업들의 설비투자용 자금 수요가 늘면서 전체 산업대출금 잔액 가운데 시설자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8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1분기 중 예금은행의 산업대출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예금은행의 산업대출금 잔액은 368조4000억원으로 작년 말에 비해 15조2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2003년 1분기의 17조원 이후 최대치다.

산업별로는 제조업과 건설업에 대한 대출이 각각 4.0%와 9.6% 늘었다.

전 분기의 1.6%,4.5%와 비교해 증가폭이 확대된 것이다.

반면 서비스업에 대한 대출은 3.9% 증가해 전 분기(5.9%)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한은 관계자는 "제조업에 대한 대출은 기업들의 자금 수요 증가와 은행들의 대출 확대 노력 등이 맞물려 크게 늘었고,건설업은 최근의 건설 투자 회복에 따라 신규 여신 취급이 확대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자금 용도별로는 운전자금이 11조원(4.0%) 늘었고 시설자금이 4조2000억원(5.4%) 증가했다.

시설자금 증가폭은 전 분기(7.2%)보다 축소됐지만 운전자금에 비해 훨씬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전체 산업대출금 가운데 시설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2.6%로 1998년 4분기(23.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시설자금 대출 증가는 통상 설비투자로 이어지기 때문에 경기 전망에 긍정적인 신호로 풀이된다.

한편 일각에선 시설자금 대출의 상당부분이 부동산업으로 흘러들어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시설자금 대출 증가 추세를 경기 회복세와 연결지어 해석하기는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