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쓰이는 방탄복보다 마모에 강한 FXT 방탄 나일론,우주선용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손잡이….지난 2월 신세계백화점 명품관(본관)에 국내 1호점을 선보인 명품 여행가방 브랜드 '투미(TUMI)'가 사용하는 소재들의 목록이다.

하나하나 맞춤 제작한 3000여가지 부품들을 조립해서 탄생하는 투미의 가방엔 이 밖에도 25가지 특허 기술들이 담겨 있다.

1997년 미국 산타모니카에 첫 부티크 숍을 연 이래 뉴욕,LA,런던,파리,홍콩,도쿄 등 세계 90여개의 도시에서 팔리고 있으며 가장 주목받는 명품 가방으로 부상한 투미의 인기 요인이기도 하다.

투미는 1975년에 남미의 가죽을 전문적으로 수입하는 업체로 시작했다.

투미라는 브랜드 이름도 창업주 찰리 클리포드(Charlie Clifford)가 평화봉사단 시절 알게 된 페루의 신(神) 이름에서 따왔다.

여행 및 비즈니스 가방 업체로 부상하기 시작한 시기는 1980년대.부드러우면서도 기능적으로 뛰어난 방탄 나일론 여행 가방을 업계 처음으로 내놓으면서부터다.

신현방 투미코리아 대표는 "다른 브랜드에서도 일부 방탄 나일론을 사용하긴 하지만 투미의 것은 업계 최고치보다 마모 방지면에서 평균 4~5배 강하다"고 자신했다.

투미의 진가는 199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니먼 마커스,쁘렝땅 등 미국과 유럽의 주요 백화점 입점이 잇달아 이뤄지면서 1999년의 매출이 10년 전에 비해 5배 정도 성장한 것.신 대표는 "미국 본사의 작년 매출은 3억7000만달러 수준"이라며 "2009년께면 20001년 대비 5배 정도 더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투미가 집중적인 조명을 받게 된 데에는 '투미만의 특별함(TUMI Difference)'이라 불리는 독창적인 기술력도 뒷받침해주고 있다.

트레이서(tracer) 프로그램을 업계 최초로 적용한 게 대표적인 예다.

신 대표는 "각각의 제품엔 20자리로 된 고유 번호가 있다"며 "공항,식당,호텔 등 세계 어디서 분실을 해도 습득한 사람이 가방 겉면에 적힌 전화번호로 신고만 한다면 곧바로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바퀴에 적용되는 볼 베어링 기술을 활용해 소리가 나지 않고 부드럽게 움직이는 가방 바퀴를 만든 것도 투미가 처음이다.

가격은 최고급 라인인 LXT 컬렉션의 경우 22인치 여행용 가방이 130만원,서류가방이 75만원이다.

이 밖에 기내용 사이즈의 여행 가방은 80만원 선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