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이달 들어 정보기술(IT)주에 대한 순매수 기조를 이어온 외국인마저 선두 주자인 삼성전자를 외면하면서 주요 지지선인 56만원도 무너졌다.

IT업종펀드와 IT주 편입 비율이 높은 펀드들도 수익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도체주와 달리 액정표시장치(LCD) 관련주와 LG전자가 실적 개선 조짐을 보이면서 IT주를 떠받치고 있는 게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추락하는 반도체주

18일 삼성전자는 1만2000원(2.12%) 내린 55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나흘 연속 하락하면서 2006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11일 연속 62만주 가까이 사들인 외국인도 등을 돌리는 모습이다.

전일 3만5000주가량 내다판 데 이어 이날도 12만주 이상을 순매도했다.

하이닉스도 950원(3.14%) 빠진 2만9300원에 마감,역시 2006년 6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D램 가격 급락이 반도체주 폭락의 주범이다.

D램 가격은 올 들어 70% 떨어져 2001년 IT 버블 붕괴 당시 90% 폭락한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 중이다.

이달 들어서도 하락세가 멈출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김성인 키움증권 이사는 "5월 하순 D램 가격이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어긋났다"며 "512메가 기준 고정거래선 가격은 이달 초 1.94달러 수준에서 이달 말 1.75달러까지 급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장열 현대증권 연구위원도 "당분간은 성급한 저가 매수보다는 D램 가격의 반등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사기보다는 바닥 확인 후 사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비해 LCD 관련주나 LG전자는 회복 조짐이 완연하다.

윤혁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LCD 업체는 2008년까지 이어지는 호황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며 LG필립스LCD와 우리이티아이 디에스엘시디 등을 '매수' 추천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LG전자의 실적 개선을 감안해 목표주가를 7만3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IT주 비중 높은 펀드도 고전

IT주 편입 비중이 높은 펀드들은 다른 주식형펀드에 비해 성적이 저조하다.

'미래에셋맵스IT섹터펀드주식1'의 경우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이 9.22%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0.48%)과 액티브형 주식펀드 평균 수익률(12.81%)을 밑돌았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5.58%로 코스피지수 상승률(11.58%)보다 낮다.

이 펀드는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 등 IT업종 주식에 22.75%를 투자하고 있다.

또 IT주 편입 비율이 15%가 넘는 농협CA투신운용의 '농협CA올스타적립주식1'은 최근 3개월 수익률이 9.46%로 역시 지수 상승률에 못 미치는 실적을 냈으며 신한BNP파리바운용의 '프레스티지코리아테크주식'도 다른 국내 주식형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김남국/서정환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