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대구지점의 예영숙씨(49). 그는 보험업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한다.

예씨는 국내 최대보험회사인 삼성생명의 2007년 연도상 시상식에서 또 다시 '그랜드 챔피언'에 등극했다.

2000년 보험 판매왕에 처음으로 오른후 8년 동안 최고 정상을 지켜낸 것. 설계사라면 모두가 꿈꾸는 보험판매왕. 한 번 오르기도 힘든 그 자리를 그는 무려 8년 연속 지켜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예씨가 생명보험에 첫발을 내디딘 1993년부터 해마다 기록을 갈아치우며 최고의 자리를 꿋꿋이 지켜나가자 주위에서는 그를 '움직이는 영업소' '보험 기록 제조기'로 부르기도 했다.

지난해도 신기록을 만들었다.

예씨는 지난 1년간 모두 221건의 보험을 판매했다.

거둬들인 보험료는 무려 233억원으로 웬만한 영업소 전체 실적을 웃돈다.

뿐만 아니라 1년 이내 계약유지율 100%를 달성했다.

불량판매, 고객 계약 해지율 0%라는 경이적인 기록까지 세운 것이다.

예씨는 '원조 FC(파이낸셜컨설턴트)'로 불린다.

보험상품을 단순 설명하는 모집인이 아닌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객의 관점에서 영업을 하는 '재정전문가 FC(Financial Consultant)'로서는 예씨가 효시라는 것이다.

"내가 고객이라면 어떨까? 나는 어떤 FC에게 마음을 열 수 있을까라는 역지사지의 자세로 고객을 대한다"고 말하는 예씨는 눈높이 응대, 전략적 브리핑영업, 소개마케팅, 컨셉트 마케팅 등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구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컨셉트 마케팅은 고객 개개인의 가치가 모두 다르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고객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에 컨셉트를 맞춘 제안서를 제시하는 것이다.

컨셉트에 맞는 상품설명으로 풀어가는 영업패턴은 고객에게는 물론 삼성생명 전체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예씨는 연도상 그랜드 챔피언을 수상할 때마다 성공비법에 대해 항상 자신과의 약속을 잘 지켰기 때문이라 말한다.

1993년 첫 보험영업을 시작하면서 스스로에게 한 약속, '어떠한 경우에도 보험의 가치로 승부하고 기본에 충실한다'는 신념을 지키려 노력한 것이 오늘날의 영광을 만들었다.

"1등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단지 보험의 본연의 가치를 잘 전파하고자 하는 스스로의 약속을 지켜가는 노력의 결과일 뿐입니다.

1등을 위해서가 아니라 과거의 저를 스스로 뛰어 넘기 위해 보다 더 열심히 신념을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씨가 고객을 만나는 것 다음으로 신경쓰는 일 중 하나는 후배 컨설턴트들을 위한 교육이다.

일주일이 멀다하고 각 사내교육에 출강해 '진정한 FC란 무엇인가''보험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전파하고 후배들을 격려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그녀가 후배 교육에 큰 애정을 갖는 것은 FC라는 직업에 대한 소중한 가치를 더 많은 사람들이 사회에 전파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제가 거둬온 성공의 열매를 후배와 함께 나누고자 하는 것은 저를 뛰어넘는 누군가를 기대하기 때문이지요. FC라는 직업의 밝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선두에 항상 제가 있기를 희망해봅니다."

예씨는 대구출신으로 계명대 경영학과를 졸업한뒤 6년여 동안 글짓기 교실을 운영하다 1993년에 보험에 입문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