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큐브, PMP에 어학기능 추가 '기선제압'


샤프,전자사전에 동영상 강좌 강화 '맞불작전'


PMP가 들어 있는 전자사전이 나을까,전자사전이 들어 있는 PMP가 나을까. 디지털 기기 컨버전스(융합) 바람이 확산되면서 전자사전 업계와 PMP 업계가 서로 상대 영역을 침범해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PMP 1위 업체인 디지털큐브와 전자사전 1위 업체인 샤프전자가 선봉에 서서 싸움을 주도하고 있다.

싸움을 건 쪽은 PMP 업체인 디지털큐브다.

이 회사는 올해 초 전자사전 기능이 있는 'T43딕'을 출시,샤프전자에 선전포고를 했다.

T43딕은 PMP 기능이 기본이지만 다양한 사전 콘텐츠,영어 원어민 발음 등 학습 기능이 들어 있다.

EBS,YBM시사,메가스터디 등과 제휴를 맺고 수능 강좌 등 교육 콘텐츠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디지털큐브는 전자사전 업계를 위협하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T43딕을 2만대나 판매했다.

2만대는 전자사전 2위 업체인 한누리비즈의 월 판매량과 맞먹는다.

전자사전 시장이 월 8만~9만대인 점을 감안하면 20%가 넘는다.

전자사전 1위 업체인 샤프전자는 이에 맞서 PMP 기능을 강화한 'RD-CX200'을 최근 발매했다.

회사 관계자는 "T43딕 때문에 매출이 조금 준 것은 사실"이라며 "전자사전 기능을 바탕으로 PMP 기능을 보강한 제품을 계속 내놓겠다"고 말했다.

전자사전 업계는 지난해 국내 시장이 약 100만대였고 올해는 120만대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동영상 강좌 등 이러닝 시장이 급성장하고 학습용 기기 수요가 예상외로 늘어나면 시장이 120만대 이상으로 팽창할 수도 있다고 얘기한다.

T43딕 판매 호조에 고무된 디지털큐브는 올 하반기엔 전자사전 기능을 더욱 강화한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수능시험을 앞두고 수요가 몰리는 여름방학부터 공세를 취하겠다는 전략이다.

샤프전자 역시 PMP 시장 공략 방안을 모색 중이다.

업계는 국내 PMP 시장이 지난해 58만대에서 올해는 75만대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샤프전자는 PMP보다 가격이 20% 이상 저렴하면서도 학습 기능에서 앞서는 'PMP 기능을 갖춘 전자사전'으로 두 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계획이다.

샤프전자 관계자는 "전자사전 기능을 갖춘 PMP가 전자사전 시장을 잠식하고 있지만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는 측면도 있다"면서 "컨버전스 시대를 맞아 기기 구별이 무의미해진 만큼 종합 학습용 기기로 승부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