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사업 PDP.LCD부문 분리… 사내 경쟁체제로

"경영 자원의 체질을 개선해 2년 내에 1인당 생산성을 3배 높이겠다."

지난 1월 LG전자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한 남용 부회장이 5개월 만에 경영 체질 개선을 골자로 하는 '경영 업그레이드 전략'을 공개했다.
LG전자 남용 부회장 "2년내 생산성 3배 높이겠다"
22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다.

남 부회장은 "김쌍수 부회장 등 선배 경영자들로부터 기술,품질 등 제조업체의 혁심 경쟁력을 물려받았다"며 "이제는 마케팅,인사,공급망관리(SCM),생산현장 혁신 등을 통해 경영을 선진 기업 수준으로 업그레이드시킬 때"라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생산성 향상.남 부회장은 "중국과 베트남에 비해 국내 공장의 인건비가 10배 정도 비싸다"며 "낭비제거 등 현장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2년 내에 3배 정도 높여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LG전자 남용 부회장 "2년내 생산성 3배 높이겠다"
남 부회장은 "예컨대 휴대폰을 하나 만드는 데 12초가 걸렸다면 이를 4초로 줄이거나,공정을 3분의 1로 줄여야 한다는 뜻"이라며 "가슴이 답답할 정도로 극한의 도전이지만 도요타는 했는데 우리라고 못할 건 없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그는 "최근 구미 TV 생산라인에서 컨베이어 벨트를 멈추지 않는 공정을 도입,생산성을 40% 향상시켰다"고 소개했다.

남 부회장은 인사,마케팅,SCM 등 경영 자원(resource)의 선진화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인적 자원의 역량을 강화해 '피플 컴퍼니(The People's Company)'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최고의 인재들이 최고의 팀을 이뤄 최고의 성과를 내는 회사"로 육성하겠다는 것.

남 부회장은 이를 위해 △국적과 성별에 관계없이 세계 최고 수준의 외부 인재를 과감히 영입하고 △임원급 핵심인재 300명을 육성하기 위해 리더십개발센터를 설립하고 △연중 수시로 임직원 인사를 실시해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도요타나 GE 같은 세계적인 기업과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포부다.

마케팅과 SCM 선진화는 남 부회장이 취임 초기부터 강조했던 분야다.

그는 특히 마케팅에 있어서 고객의 인사이트를 상품에 반영해 소비자들이 미처 깨닫지 못했던 욕구를 충족시키는 제품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SCM과 관련해서는 "단순히 재고와 물류를 관리하는 수준이 아니라 정확한 수요 예측을 시작으로 부품 구매를 합리화하고 제품 모델수를 줄이는 등 시스템 전체를 개선하는 게 SCM"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남 부회장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디스플레이 사업과 관련해 "디스플레이(DD) 사업본부 내의 TV 완제품 사업을 1∼2주 안에 LCD사업부와 PDP사업부로 나눠 회사 내에 시장 기능이 살아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LCD패널은 외부(LG필립스LCD)에서 만들고 PDP패널은 내부(DD 사업본부)에서 만들다 보니 완전한 경쟁을 통한 제품 최적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앞으로는 LCD사업부와 PDP사업부를 철저히 분리,각 진영이 연구개발(R&D)과 마케팅까지 따로 하면서 경쟁하도록 조직을 개편하겠다는 뜻이다.

남 부회장은 그러나 "이는 PDP패널 사업을 분사하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말했다.

유창재/김현예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