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사재로 '사회 공헌 기금'을 7년 간 나눠 출연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10부(이재홍 수석부장판사) 심리로 22일 오후 열린 정 회장에 대한 항소심 속행 공판에서 정 회장은 변호인 보충신문을 통해 "향후 7년에 걸쳐 기금을 출연하겠다. 우선 1년 안에 1천200억원을 출연(出捐)할 계획이며 이미 600억원을 현금으로 출연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를 위해 가칭 '사회공헌위원회'를 올 하반기에 구성, 구체적인 안을 만들겠다"며 "저소득층과 장애인을 포함한 전 국민이 문화활동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방안의 하나로 서울시에 1천500석 규모의 오페라하우스를 만들고 광역시와 도청 소재지 등 12개 도시에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차세대 복합문화센터를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기금은 장애인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시설 건립, 환경친화적 지구온난화방지 사업 등에 쓸 예정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4월 검찰 소환을 앞두고 " 비자금 조성과 경영권 편법승계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사재를 출연해 1조원의 사회공헌기금을 조성,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공언했으며,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재판때 사회환원 약속이 어떻게 이행되고 있는지 질문했었다.

당시 현대차측은 정 회장과 아들인 정의선 사장이 보유한 1조원 상당의 글로비스 주식을 사회복지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었으나 이날 글로비스 주식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현재 정 회장 부자가 보유한 글로비스 주식은 전체 주식의 60%인 2천250만주로, 시가총액은 최근의 증시 활황에 힘입어 1조원대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검찰구형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오는6월 5일 오전 9시30분 열리는 공판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 한경닷컴 뉴스팀 ]